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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동거동락’…어학연수가 따로 없네

부산 글로벌 홈스테이 ‘베러영쉐어하우스’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19-11-26 19:34:5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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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알고 싶어 머무는 외국인과
- 영어 배우고 싶은 한국인 모여
- 30명이 한지붕 아래 같이 생활
- 성인 최소 한 달 이상 입주 가능
- 월 50만 원에 기본식재료 공짜

- 60~70대 고령자도 참여해 눈길
- 2층엔 별도 어학원까지 마련돼

어학연수를 떠나 해외에서 현지인과 어울리며 언어를 배우고 여행하는 것. 생각만으로 설레는 일이지만 비용 부담이라는 현실은 만만치 않다. 굳이 해외에 가지 않고도 부산에서 외국인과 지내며 영어를 배울 수는 없을까.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베러영쉐어하우스’(이하 베러영)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베러영쉐어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해외에 가지 않고도 부산에서 외국인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적과 관계없이 친구가 된 이들은 황령산 광안리 등 관광지를 함께 여행하며 친분을 쌓는다. 베러영쉐어하우스 제공
어학연수를 가려면 비행기 삯과 현지 체류비, 어학원 등록비 등 준비 과정에서부터 목돈이 들어간다.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연수 도중 한국에 한번 들르고 싶어도 비용 부담이 커 망설이게 된다. 외국인 유학생에게 방을 내주는 홈스테이도 좋지만, 이 경우 다른 가족의 생활에 변화가 생겨 망설이게 된다. ‘베러영’ 최홍섭 원장은 “공부 비중이 큰 영어학원과 함께 사는 셰어하우스의 장점을 합쳤다”고 말했다.

한 달간 베러영에서 지내는 비용은 50만 원. 전기·수도 요금 등 공과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준비된 쌀 라면 빵 김치 야채 등은 무료로 먹을 수 있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최소 한 달 이상 입주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장기간 등록하면 할인받는다. 최대 수용 인원은 30명이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 온 외국인 20명과 한국인 10명이 베러영에서 생활한다.

베러영 건물 2층에서 서로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곳에 머무는 외국인은 모두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입주를 위해 1차 서류면접, 2차 화상 통화, 3차 방문 면접까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한국인도 전화·방문 면접을 통과해야 입주할 수 있다. 면접 평가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항목은 ‘왜 셰어하우스에서 살고 싶은가’이다. 한국을 알고 싶은 외국인과 영어를 배우고 싶은 한국인 중에서 선발하기 때문에 면학 분위기는 저절로 조성된다. 이 때문에 일 년 중에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 베러영을 이용하는 대학생이 특히 많다.

한국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을 위해 베러영은 입주자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한다. 함께 장을 보고 지역 맛집을 방문하거나 관광 명소로 알려진 해동용궁사 광안리 황령산 등을 구경하러 다닌다. 가까운 산으로 함께 등산을 가기도 한다.

세대 구분 없이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영어라면 토익 같은 시험공부에만 익숙한 2030세대는 또래 외국인 친구와 어울리며 회화 실력을 쌓는다. 60, 70대 입주자도 눈에 띈다. 최 원장은 “고령 입주자는 나이 탓에 외국인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편견 없는 외국인들 덕분에 즐겁게 지내다 간다며 만족해했다”며 “이곳에서 친구를 사귀고 영어를 익히는 데 나이는 장애물이 아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에게는 지역 막걸리도 문화 체험의 일부이다. 베러영쉐어하우스 제공
언어를 좀 더 집중해서 배우고 싶다면 추가로 이곳 2층에 있는 어학원에 등록하면 된다. 어학원은 최대 3명으로 구성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강의를 듣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맛점’ ‘치맥’ 등 한국에서 많이 쓰는 신조어를 주제로 다루기도 한다. 벽에 그려진 세계지도는 베러영을 다녀간 각국 외국인의 사진으로 채워졌다. 3층은 숙소이고, 4층은 세탁실 샤워실 화장실 등이 있는 공유 공간이다. 특히 일반 셰어하우스에서 여러 명이 화장실 하나를 같이 쓰는 단점을 없애기 위해 샤워실과 화장실을 분리했다.

외국인만 만나면 어찌할 줄 몰라 입이 얼어버리는 사람이 많다. 최 원장은 “언어를 배우려는 마음, 먼저 다가가는 적극성만 있다면 1~2주 뒤에 영어 울렁증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051)743-7905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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