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법무부의 형사사건 공개 금지 방침이 시행되면서 전국 검찰청이 수사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전면 중단했다. 정권 중심부를 향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확인 통로가 완전히 막혔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새 규정은 사건 관계자의 실명 등 형사사건에 관한 모든 정보의 공개를 금한다. 언론의 요청 등으로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열어 사건 공개 여부와 공개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심위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도 수사상황 일부를 공개할 수 있는 경우는 범죄의 급속한 확산이 우려될 때, 사건 관계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오보가 이미 나왔을 때나 나올 것이 명백한 때다.
그러나 심의위가 사건 공개 범위를 결정하더라도 해당 수사팀이 공보자료를 만들어 발표하지 않으면 결국 사건은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검찰이 필요할 때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만 공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심의위의 구성 기준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검찰은 심의위가 어떤 위원으로 구성되는지를 비밀에 부친 채 민간위원이 절반 이상 차지한다고만 발표했다. 공정성 때문이라지만 심의위 구성을 해당 검찰청이 결정한다는 점에서 과연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2일 전국 검찰청 통틀어 첫 심의위 안건으로 유재수 전 부시장 사건이 올랐지만, 심의위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도 검찰은 함구했다. 심의위에서 이 사건의 공개 범위를 결정했지만 어떤 내용을 공개할지는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이 전문공보관 제도를 마련했지만 공보관의 재량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공보관은 규정상 수사부서와 완전히 분리돼 있다. 같은 검찰청에 있더라도 수사의 밀행성으로 인해 수사팀이 아니면 사건 내용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결국 공보관은 공개하기로 결정한 사안을 언론에 브리핑하고 자료를 배포하는 일밖에 할 수가 없을 전망이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검사 비위도 취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악의적으로 피의사실 공표하는 행위는 막아야 하지만, 수사 상황 공개를 원천적으로 막으면 사회 고위층와 내부 비리 수사 등에서 국민의 감시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