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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53명 사망·실종 '오룡호 참사'…법원, 사조산업 대표이사 등에 징역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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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27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실종된 ‘오룡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법원이 선사인 사조산업 임직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14일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선박매몰, 선박직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조산업 김정수(69) 대표이사와 사조산업 서울본부 트롤사업부 문모(53) 이사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오룡호 침몰에 책임이 있는 사조산업 서울본부와 부산본부 직원 4명도 징역 4월~1년 6월에 집행유예 1~2년을 선고받았다. 사조산업 법인에는 선박직원법 위반, 선박직원법 위반 방조, 어선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선박직원법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해양수산청 담당 공무원 2명에게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김 대표 등 사조산업 임직원들은 오룡호에 자격이 없는 없는 선장을 발령하는 등 자격에 맞는 해기사를 승무시켜야 한다는 관련 법을 위반했다. 사조산업은 오룡호에 2급 항해사 자격을 소지한 선장 등 9명의 해기사를 반드시 승무시켜야 했다. 그러나 오룡호 선장 김모 씨는 2급 항해사가 아닌 3급 항해사였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 4명은 승무자격이 미달됐고, 2등 기관사와 3등 기관사, 통신장은 아예 구하지 못한 채로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조산업은 이를 감추기 위해 감독기관인 부산해양수산청에 다른 사람이 선장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승선공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사업 측은 “오룡호의 감항능력이 충분했음에도 베링해의 예상치 못한 악천후로 침몰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오룡호가 감항능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조업하다 침몰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룡호에 적법한 해기사 면허를 소지하거나 이를 대신할 만한 우수한 항해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선장과 선원이 승선해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지 않은 상태에서 기상악화가 자주 발생하는 베링해로 출항했고, 명태 쿼터를 추가로 배정받아 조업을 강행하다 사고가 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오룡호는 연간 매출이 70억~100억에 이를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어획실적 제고가 최우선 목표일 수 있겠으나, 선원들로서는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는 만큼 안전 운항을 위한 각종 인적·물적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사조산업은 그간 선원 구인난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관련 법을 위반하고, 위반시 직원에게 부과된 벌금을 회사가 대납하는 일을 반복했다”며 “침몰사고가 발생하면 회사는 천재지변이라고 변명하고,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는지 반성하는 과정도 없이 현장에 책임을 미뤄 이 사건 침몰사고까지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사조산업은 2014년 7월 10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오룡호에 한국인 11명, 필리핀인 13명, 인도네시아인 36명을 태워 명태를 잡기 위해 러시아 베링해로 출항시켰다. 같은 해 11월 6일 오룡호는 사측으로부터 명태 어획허가량을 1500t 추가로 배장 받아 연장조업에 나섰지만 12월 1일 오전 기상악화를 맞았다. 기상 악화가 되기 전 인근 항구로 피항하거나 기관실·타기실 등 선박 주요장치가 설치된 곳의 수밀문을 모두 폐쇄해야 했지만 오룡호는 조업을 계속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선원들이 명태 약 20t이 잡혀있는 그물을 끌어올려 피쉬폰드에 쏟아 붓던 중 선체 위로 덮친 높은 파도로 다량의 해수가 피쉬폰드로 들어왔고 순식간에 선내 수위가 허리까지 차올랐다. 선장 김모 씨의 조치로 오룡호는 일시적으로 균형을 찾기도 했으나 이날 오후 5시께 완전히 침몰해 선원 27명이 익사하거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했고, 26명이 실종됐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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