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전화가 울린다. “저희 고양이가 너무 사나워서 가방에 넣을 수조차 없어요.” “저희 개가 병원만 다녀오면 며칠간 밥도 안 먹고 숨어만 지내요. 약만 처방받아 갈 수 없을까요?”
이런저런 이유로 반려동물을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는 일이 어려울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동물병원만 방문하면 아이가 더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다. 고양이의 경우 케이지에 넣는 것조차 어려운 때가 있고 개는 동물병원 근처만 와도 기가 막히게 고개를 병원 반대방향으로 돌리기도 한다.
이는 반려동물에게 동물병원은 단순히 무서운 곳이라는 인식만을 하게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병원은 반려동물에게 공포의 장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보호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즐거운 곳으로 바뀔 수 있고 우리 반려동물이 치료를 받는데 좀 더 원활하게 진행이 되고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는 만큼 치료예후도 그만큼 좋아질 수 있다. 반려동물이 병원을 친숙한 공간으로 느낄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가방이나 사각 켄넬 등을 이용하여 반려동물을 이동하는 보호자라면 이동수단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집 한쪽에 비치해 놀이공간, 쉬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도록 한다. 평상시 가방에 자기의 채취가 잔뜩 묻게 돼 편안한 장소로 인식된다. 참고로 차에만 타면 짖거나 울거나 하는 반려동물의 경우 켄넬 교육이 이루어지면 차에 타서도 울거나 하는 행동도 사라지게 된다.
또 이동 시에는 가능하면 통풍이 잘되는 얇은 수건으로 덮어 시야를 가려주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밖을 보는 것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흥분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병원에 도착했을 때 더 과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동물병원에 도착 후에는 바로 꺼내지 말고 그 상태에서 도어만 열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조금씩 여러 번에 나누어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는 다시 집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꼭 진료를 보지 않고 단순히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병원이라는 공간을 썩 나쁘지 않은 공간으로 만든다. 이후에는 진료를 보고 난 후 보호자는 반려동물에게 즉각적으로 음식물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좋다. 칭찬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반려동물을 더 자극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동물병원에서의 수의사들의 진료형태가 다양한데 어떤 때는 보호자의 눈에 맞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진료에 꼭 필요한 처치법이므로 이를 잘 따라야 한다. 또 동물병원 방문 시에 약간의 간식을 준비해서 진료 전, 진료 후에 보상을 해준다면 반려동물이 진료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좀 더 유순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필요에 따라 음식물을 공급하면 안 되는 경우가 있으니 이런 경우는 방문 전 동물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
부산 H동물메디컬센터 원장 hu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