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요추 질환 중 대표적인 병으로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 주로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아래허리부터 하지로 이어지는 방사통을 호소하며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이는 수술이 필요한 퇴행성 요추질환중에서 추간판 질환, 속칭 디스크와 함께 외래에서 가장 흔한 질환이다. 걷고 난 뒤 하지에 동통이 생겨 잘 걷지 못하는 증상을 하지파행이라 하며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보행 후 짧게는 1~2분 뒤 대체로 5~10분을 못 걷고 쉬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협착이 심하지 않은데도 하지파행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혈관성 파행’이 대표적으로 임상양상으로 어느 정도 감별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기립하는 자세만으로도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서 있을 때 척추관절을 지지하는 황색인대가 척추관내로 말려 들어가 신경관이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혈관성 파행은 당뇨 같은 만성질환에 의해 복부에서 하지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서 하지 근육에 산소공급이 안돼 발생하므로 보행시에만 주로 증상이 있다. 구부리게 되는 자세에서는 신경관 협착이 호전돼 혈관성 파행과 다르게 자전거는 잘 탈 수 있다. 신경성 파행은 신경이 지나는 길을 따라 통증이 발생하며 이를 신체분절이라 한다. 혈관성 파행은 분절이 없으며 대체로 무릎아래 전체, 주로 장단지 부위에 동통을 호소하며 시린 냉감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교과서적인 증상을 보이는 게 아니고 감별해야 할 부분이 있으므로 신경학적 검사, MRI, 하지 도플러 및 혈관촬영 등의 기법을 이용해 판단한다. 만성 협착에 의한 보행장애 증상은 정도에 따라 보존치료를 먼저 한 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방법도 개방수술과 최소침습 수술을 고려해야 하며 이는 환자의 나이, 기존 질병, 수술 전 검사를 통한 마취관련 합병증 등을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 특히 노년층에서 협착증이 있으면서 허리가 휘거나 굽은 척추측만이나 후만 변형을 같이 가지고 있는 환자가 많으므로 수술에 주의를 요한다.
후만변형이 심한 경우 척추 협착증 없이도 보행장애를 동반할 수 있으므로 비교적 하지의 큰 통증이 없고 MRI상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수술적 치료에 대해 심사숙고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는 후만변형이 심한 상태에서 협착증 수술을 해야 한다면 개방수술 보다는 최소 침습 수술을 권한다.
척추관 협착증같이 퇴행성으로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은 병의 진행과정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치료순서를 바꿔서 치료하거나 필요없는 치료를 많이 하면 환자가 이후 치료에 대해 불신하는 경우가 생긴다. 모든 협착증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보행장애가 심하고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안되는 정도라면 너무 늦지 않게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행장애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노년층에게 각종 만성질환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므로 시술 및 수술로 호전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였으면 한다.
오정태·웅상센텀힐병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