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가 1년 전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을 운영하던 그린닥터스와의 위수탁 계약을 해지한 처분(국제신문 지난해 5월 28일 자 8면 보도)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행정2부(최윤성 부장판사)는 8일 재단법인 그린닥터스가 부산진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사회복지관 위탁약정 해지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1심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부산진구의 계약 해지 처분에 절차적 위법이 있고, 약정상 계약을 해지할 사유가 없다는 점을 처분 취소 이유로 들었다. 먼저 재판부는 “위탁운영약정에 피고(부산진구)가 약정을 해지하려면 3개월 전 해지사실을 문서로 통보해야 하는데, 피고는 원고(그린닥터스)에게 해지에 관한 청문절차를 한다고 통보한 뒤 1개월이 경과하지 않아 계약 해지 처분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부산진구는 지난해 5월 2일 해지사실을 그린닥터스에 통보했고, 같은 달 28일 계약을 해지했다.
부산진구는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상 그린닥터스가 사업계획을 변경하려면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린닥터스가 전포사회복지관장 내정자 A 씨를 사업계획대로 임명하지 않아 수탁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위반했고, 이는 해지사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A 씨에게 관장으로 임명하고자 하니 후속절차를 위해 연락 달라고 했으나, A 씨가 관장으로 근무하는 것을 거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그린닥터스가 조례를 위반했거나 위탁운영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어 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산진구는 그린닥터스가 사회복지관 운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공공성 및 사회복지의 전문성을 침해하고, 시설운영위원회 위원을 전원 해임한 뒤 그린닥터스 측 인사를 전원 임명하는 등 사회복지관을 사유화하려고 시도해 위탁약정상 해지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원고과 복지관 직원들 사이에 사회적기업인 빵집 운영방식에 관한 갈등이 있다는 점과 시설운영위원회 위원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는 점은 해지사유인 ‘공공사업 또는 공익사업상 필요한 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린닥터스는 부산진구와 지난해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전포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부산진구는 지난해 5월 28일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은 “그린닥터스가 계약 체결 후 시설장 내정자 A 씨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이사회를 개최해 관장 공개모집을 위한 직무대행을 의결하는 등 의무를 불이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그린닥터스의 질의에 “관장 등 신규채용은 공개모집이 원칙”이라고 답변한 사람이 부산진구 복지국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정민 김미희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