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진료실에서] 위의 인생, 위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25 18:48:41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것을 보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가족, 하늘, 산, 바다, 책, 영화 등을 보면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인생(人生)이라는 긴 여정을 가진다. 1997년 내과 전공의 3년 차 시절 나에게 색다른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소화기내과를 전공하기로 한 나에게, 내시경이라는 특수한 장비를 사용해서 ‘위’라는 인체의 신비한 부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심지어 다른 과의 의사들도 볼 수 없는, 위를 볼 수 있게 되었고, 이후 위를 보는 데에 내 인생의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신 분들은 다들 알겠지만, 위내시경 검사는 겁이 나고 환자분께 해가 될 수 있는 침습적인 검사이다. 그러다 보니 초창기에는 “어떻게 하면 위의 모든 부위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환자분이 좀 더 편안하게 검사를 받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했다. 하지만 위내시경 검사를 하면 할수록 사람마다 위의 다른 모습에 놀라고, 위내시경 검사를 받은 분들을 진료하면서 마치 이마의 주름살이 그 사람의 인생을 반영하는 것처럼 내시경 검사 시 관찰되는 위의 모습 또한 환자분의 인생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내시경으로 위를 보면서 환자분께서 어떠한 건강 식품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 술과 담배는 어느 정도 하는지,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시면서 사셨는지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젊은 사람에게 마치 자갈밭과 같은 울퉁불퉁한 장상피화생 변화가 위 전체에서 관찰되면 먼저 가족 중에 위암으로 고생하신 분이 없는지를 묻게 되고, 연세 드신 분에게 분홍색의 양탄자처럼 깨끗한 위를 보게 되면 ‘이분은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교적 편안한 삶을 사셨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실제 외래 진료 시 가장 마음이 아픈 경우는 50대의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었을 때다. 건강검진을 받을 시간과 비용까지 아껴가면서 자식들을 뒷바라지하고, 이제 좀 편하게 살 수 있을 때 내시경 검사를 해보니 이미 위암이 진행되어 있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너무나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또한 앞으로의 힘든 여정을 생각하면 더욱더 가슴이 쓰려진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살고 있다. 어떤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반대로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처럼 내시경 검사 시 보이는 위도 나에게 나지막이 속삭인다. 깨끗한 위는 ‘나의 건강을 계속 유지하게 해주세요’라고, 그리고 지저분한 위는 ‘나를 안 아프게 해주세요’, ‘나를 고쳐주세요’라고. 아직도 많은 길을 가야 하는 소화기내과 의사인 나에게는 위는 또 다른 인생, 아니 위생(胃生)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올바른 위생을 살 수 있을까? 당연히 일반적인 건강의 비결이 모두 위에도 적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덧붙여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 있는 경우는 적극적인 제균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위생을 살 수 있는 또 다른 묘책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 후회 없는 위생을 살기를 바란다. 김광하·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5. 5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6. 6“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7. 7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8. 8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9. 9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6. 6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7. 7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8. 8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