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가슴은 여성성의 상징이자 모성이 발현되는 통로 중 하나다. 그래서 유방에 암이 발생한다는 것은, 여전히 많은 여성에게 낯설고 두려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돼 생존율이 높아 비교적 착한 암으로 분류되지만 수술 후 10년이 지나도 재발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양면성을 가졌다. 더욱이 유방암 환자 열 명 중 한 명가량은 전이성유방암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받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전이성유방암은 암이 유방조직에 발생한 이후 암세포가 림프계 및 혈액을 따라 뼈, 폐, 간, 뇌 등 몸의 다른 부위로 옮겨 가며 전이된 경우를 말한다. 전이가 진행될수록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병기상으로 따지자면 말기인 4기 유방암에 해당하는데, 한국에서 전이성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국소부위에 발생한 유방암에 비해 약 2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진다.
전이성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보통 암이 발생한 연령, 병리적 특성, 환자의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내분비요법 등을 활용한다. 그러나 내분비요법은 많은 환자에게서 치료 시작 후 점차 민감도가 떨어져 암이 진행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 항암화학요법은 구토, 탈모, 식욕부진, 신경병증 등 전신적 부작용이 있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표적치료제가 변화를 거듭하며 계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표적치료제는 내분비요법과 함께 사용했을 때 전이성유방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도입시기를 늦추고, 실제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복용편의성도 높아졌다. 최근 내분비요법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들이 국내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고, 일부 치료제는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어 환자부담금을 낮추어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효과적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유방암 극복을 위해서는 암을 일찍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 조기 발견과 관리를 위해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위험인자로는 에스트로겐 노출기간(초경이 이르거나, 폐경이 늦거나, 출산하지 않는 경우 등), 운동부족, 비만, 음주, 호르몬 대체요법 또는 경구피임약의 반복적 복용, 가족력 또는 유전자 변이 등이 있다.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라면 좀 더 이른 나이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겠다. 진료기관에 따라서 조직검사 후 진단까지 가능하며, 유방외과 전문의가 검사부터 수술,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제등을 담당함으로써 진료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시스템까지 갖춘 곳들도 있으니 검진 시에 참고해 보는 것도 좋다. 유방암을 겪는 여성은 대부분 어머니로, 아내로, 또한 사람의 여성의 모습을 가지고 바쁘게 삶을 살아오던 이들이다. 조기발견과 무엇보다 가족의 격려가 뒷받침된다면, 유방암은 여성들에게 두려움을 가져다주는 소식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전창완 교수·고신대복음병원 유방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