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돌연변이 인한 발병
- 대장암·유방암·난소암 많아
- 혈액검사로 간단히 확인 가능
- 검사비 보험적용 문턱 낮아져
‘친정 어머니와 이모가 모두 유방암으로 사망했는데 나는 어떨까.’
할리우드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는 7년 전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양쪽 유방을 모두 절제했다“고 고백했다. ‘BRCA1’이라는 암 억제 유전자의 변이가 있고, 그녀의 어머니가 유방암과 난소암으로 56세에 사망한 가족력이 있어 향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라고 진단받았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암 유전자 검사는 다소 고가여서 서민들은 쉽게 받기 힘들었다. 다행히 지난 7월부터 BRCA1, BRCA2와 연관된 유방암 등이 가족 내 다발 현상으로 확인될 경우 건강보험으로 검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유전 클리닉 배숙영(사진) 과장과 Q & A를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암은 유전 되나요.
▶모든 암은 유전자 변이를 동반하기 때문에 ‘유전성 질환’이라 볼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면 암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 발병 확률이 높고, 자손에게 유전되기 쉽다. 특정 암의 돌연변이 유전자가 원인으로 발생하는 암을 ‘유전성 암’이라 부른다. 대장암·유방암·난소암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
-가족 중 암환자가 유난히 많다면 유전 때문인가요.
▶유전성 암과 혼동되기 쉬운 가족성 암이라는 개념이 있다. 전자는 원인 유전자가 밝혀진 암이고, 후자는 원인 유전자를 확실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환경에 노출된 가족 구성원들에게 같은 종류의 암이 발생했을 때 환경적 요인에 의한 암을 포함하는 더 큰 개념이다.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1.5배,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난소암 위험이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광암 가족력이 있는 남성은 전립선암 위험이 3.4배, 구강암이나 인두암 가족력이 있으면 식도암 위험이, 후두암 가족력이 있으면 구강암이나 인두암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직계가족과 같은 암 외에 다른 암의 발생 가능성이 큰 이유는 공유하고 있는 한 가지 변이유전자가 여러 가지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성 암에 유전성 암이 포함된다는 의미다.
-가족력이란 뭔가요.
▶부모, 조부모와 외조부모에서부터 본인까지 3대를 기준으로 가계도에서 같은 질환자가 2명 이상일 경우 가족력이 있다고 본다. 유전성 질환이나 생활습관과 같은 후천적 요인이 원인이 되는 질병(성인병, 암 등)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관리가 잘 된다면 가족력 질환은 발병 시기를 늦추거나 예방 할 수 있다. 가족력을 알면 치료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전자 이상이 있으면 모두 암이 생기나요.
▶그렇지 않다. 암을 생기게 하는 유전자는 현재까지 200개 이상이 알려져 있고, 이런 유전자의 이상이 생길 경우 발생하기 쉬운 암 종류나 암 발생 확률은 유전자에 따라 다르다. 한 예로 유전성 유방난소암의 BRCA 유전자를 보면 BRCA1과 BRCA2가 있고, 모두 각각 유방암과 난소암을 일으킬 수 있지만 난소암의 경우 BRCA1이 40~45%, BRCA2가 20~25%이고 유방암 발생 확률은 각각 이보다 높다. 또한 BRCA 유전자 외에 유전성 유방난소암을 일으키는 다른 유전자도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또 자녀에게 유전되는 확률도 유전자마다 매우 다양하다.
-암 유전상담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암 유전상담의 목표는 암에 걸릴 위험 인자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유전성 암의 위험 인자를 가진 가족에게 의학적 지식을 제공, 암 관리를 위한 판단을 돕는 것이다. 상담 의뢰인의 가계도를 조사해 위험도를 평가하여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질 최종위험도가 10% 이상으로 예측되는 경우 암 유전 클리닉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권유한다. 유전자 검사는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지며 결과에 따른 맞춤 상담을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정기적 관찰이나 임상과 의뢰를 진행한다.
-어떤 경우 암 유전 상담이 필요한가.
▶평균 발생 연령보다 이른 나이에 생길 경우, 원발성(한 명이 다른 종류의 암에 걸리는 것) 암이 두 번 이상 발생할 경우, 대칭되는 두 개의 장기에 암이 각각 발생할 경우, 가족 중 세 명 이상 암 환자가 발생할 경우, 특정 유형의 암이 발생할 경우 등이 있다. 배숙영 과장은 “암 발생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더라도 조기 발견 후 치료하고 적극적인 의학적 중재를 통하면 50% 이상 발암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면 가족은 한 번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
암 유전 상담이 필요한 경우 |
∨ 평균보다 이른 나이에 발생 |
∨ 원발성(다른 종류의 암에 걸림) 암이 두 번 이상 발생 |
∨ 대칭되는 두 개 장기에 암이 각각 발생 |
∨ 가족 중 3명 이상 암 환자가 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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