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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어디 가서 말도 못하는 항문 가려움증

  • 웰니스병원 김병수 원장
  •  |   입력 : 2020-09-14 19:25:36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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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긴 장마와 찜통더위 그리고 이제는 필수품이 돼버린 마스크와 함께 우리 몸을 아주 힘들게 하는 게 하나 더 있다.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 많이 생기지만 부끄러워 주위에 말 못 할 항문질환, 바로 항문소양증이다. 말 그대로 항문과 주변이 가려워 참을 수 없어 손으로 긁고 상처가 생겨 이차적으로 피부감염까지 와서 따갑고 화끈거리는 질환이다.

병원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치질 때문에 가려워서 왔다고 미리 진단을 내리거나, 타 병원에서 치질 수술을 받았는데 다시 재발해서 계속 가렵다고 치료를 받으러 왔다고 말한다.

치질 때문에 가려워 수술을 했으면 당연히 가렵지 않아야 하는데 도대체 왜 그럴까. 그것은 가려운 원인이 치질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항문소양증은 절반 이상이 그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치료도 어려운 특발성 소양증이다. 이 외에 치핵, 치루, 치열, 변실금 등 항문의 직접적인 질환과 여러 가지 음식과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나 피부 과민반응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여기에 당뇨, 간질환, 만성 심부전, 갑상선 기능 이상, 혈액순환 장애 같은 전신 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처음에 조금 가려울 때 너무 자주 씻거나 좌욕 후 습한 상태에서 정확한 진단 없이 약국에서 산 연고를 발라 습진과 가려움이 더 심해져 만성 피부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보다 비데를 쓴 후 잘 안 말리거나 물티슈를 사용하거나, 바람이 잘 안 통하는 꽉 끼이는 청바지를 즐겨 입거나, 운전 등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에게 자주 찾아온다. 특히 패드를 사용해야 하는 여성들은 여러 사정상 자주 씻는데 건조를 잘 하지 않으면 소양증을 더 악화시키게 된다.

예방은 항문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씻은 후 말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와 함께 항문 주위 피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설사를 유발하는 너무 매운 음식과 지나친 음주를 피해야 한다. 특히 밤에 가려움이 더 심해지는 심인성 요인이 되는 불안, 초조, 긴장, 불면, 스트레스 등을 피하기 위해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하다. 부끄럽다고 참지 말고 초기에 전문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꾸준히 관리해주는 것이 가려움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빠른 길이다. 웰니스병원 김병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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