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병원의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전담의로 일하는 필자는 이 시기가 가끔 두려울 때가 있다. 단감을 먹고 수일간 소화불량이 지속되어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보통은 경미한 소화 불량이나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으로 소화제 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 소화 불량이 며칠 지속되어 내시경을 해 보면, 위 안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위석이 형성되어 음식물이 식도에서 위를 거쳐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고 있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 위석이 특히 단감의 탄닌 성분이 위산을 만나면 잘 생성되기 때문에 가을에 자주 환자가 발생한다.
위석이란 위장관 안에서 여러 가지 물질이 혼합되어 형성된 소화되지 않는 결석을 뜻하며, 위 이외의 다른 소화기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위석은 성분에 따라 과일과 채소의 섬유질이 주성분인 식물 위석, 머리카락이 주성분인 모발 위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당뇨병, 혼합 결체조직 질환, 갑상선 기능저하증 때문에 위 배출 시간이 지연될 때 잘 발생한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증상이 경미하고 자연적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크기, 모양, 특성에 따라 복통, 오심, 구토, 체중 감소, 유문부 폐색, 위궤양, 상부 위장관 출혈, 천공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내시경 제거술을 우선으로 고려하고, 크기가 크다면 복강경이나 개복을 통한 외과적 제거를 통해 치료한다.
3년 전 가을 무렵, 50대 중반의 남자가 며칠간 지속되는 소화불량과 복부 팽만감, 가끔 발생하는 명치의 통증 탓에 내원하였다. 추석을 맞아 한국에 온 환자는 단감 4개를 한꺼번에 깎아 먹은 뒤, 며칠간 증상이 지속되어 내원한 것이었다. 환자는 위석의 크기가 큰 편이어서 자연 배출은 힘든 상황으로 내시경 제거를 고려해야 했다. 위석을 제거하는 데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4시간에 걸쳐 시술할 수도 있고, 이 작업을 며칠간 반복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50대 환자는 이후 다시 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지체 없이 내시경 제거를 시작했고, 하루에 2, 3시간씩 4일에 걸쳐 위석을 제거했다.
가을이면, 단감을 먹고 위석이 생기는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주의해야 할 것이다.
권혜정·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