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이제 1000명 선을 넘어섰습니다. 얼마 전 영국에서 세계 첫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국내에선 내년 초 접종 계획도 불투명하다고 합니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3단계로 격상하는 게 낫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미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원래 블루(Blue)라는 단어는 우울감을 뜻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일상에 변화가 생기면서 우울감, 무기력증 등을 보이는 상태를 ‘코로나 블루’라고 표현합니다. 이외에도 불안, 건강 염려, 불면, 분노 등 다양한 마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마음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환경의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에 기인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지금의 환경은 아마 누구도 원하지 않았으며,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개인의 성격, 스트레스 감수성, 가족의 지지, 경제 수준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이러한 스트레스는 앞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되며, 심지어는 정신질환의 유발 내지 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마음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우선 힘들고 불안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지금은 누구나 마음이 충분히 힘들 수 있는 상황입니다. 심한 수준이 아니라면 불안감을 억지로 없애려고 하기 보다 현재 느끼는 감정을 적당히 표현하고 그것을 지지해주는 것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정보를 적절히 취득하는 것도 좋습니다. 감염자의 경로, 주요 정부 방침 등의 정보는 필요하지만, 이따금 과하면서 불확실한 정보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불안과 피로감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지하되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일부 사람은 외로움과 소외감을 호소합니다. 전화나 SNS 등을 통해 꾸준히 누군가와 소통을 계속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합니다. 휴교, 재택근무, 실직 등이 늘면서 적지 않은 사람이 상당한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고 있습니다. 이전의 일상에 비해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고 게을러지기도 합니다.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규칙적인 일상은 꼭 필요합니다. 외부활동이 많이 줄어 한계가 있겠지만 집에서 지내는 동안만이라도 간단한 일일계획표를 만들어 실천해보는 것이 유익할 듯싶습니다. 좀 더 의미 있고 긍정적인 활동을 늘려갈수록 그 효과는 배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방법들을 시도하고도 어려움이 지속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혼자만의 힘으로 불안, 우울 등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왜 이럴까.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떠오를 땐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에 대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필요할 경우 약물, 인지치료 등 전문적인 개입을 통해 신속히 증상을 감소시킬 수도 있습니다.
김성진 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