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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수술하기 적당한 나이란 없다

  • 한언철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  |   입력 : 2021-02-22 19:59:01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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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으로 노인은 65세 이상이지만 개인적으론 75세 이상을 고령환자로 간주한다. 기대 수명이 점점 늘다 보니 80세 이후에도 대장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요즘 70대 초반 환자들도 나이로 고민을 하면 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 어르신 연세는 제가 수술하는 환자들의 평균 나이보다 어립니다. 요즘 수술은 나이가 문제 되지 않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예전의 의학연구는 65세 이상과 이하로 나눠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70세 전후로 나누는 경우도 있고 80세 이상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도 많이 한다. 특히 80세 이상의 검진을 적극 권유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도 있다. 80세 이상을 검진하면 과연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또 수술받은 80세 이상의 환자에게 정기검사 시행 기한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수술에는 나이가 없다지만 그래도 무턱대고 수술을 바로 권유하지는 않는다. 우선 중요한 것은 환자의 컨디션이다. 일단 거동이 가능한지가 사실 가장 중요하다. 수술 후 거동이 힘들면 기본적인 식사와 대소변의 처리가 어려울 수 있고 장 마비와 같은 합병증이 잘 생길 수 있다. 기저질환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부정맥·결핵과 같은 다양한 만성질환을 하나씩은 갖고 있기 때문에 수술 준비에도 조금 더 많은 검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연세가 많으면 수술도 가급적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 젊은 환자는 마취시간이 길어져도 크게 차이가 없지만 고령환자들은 10~20분 차이가 크다는 것은 교과서에도 나오지만 경험칙으로 잘 알고 있다. 아무래도 마취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수술 후 폐 합병증을 줄이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해서, 수술 준비에서부터 조금이라도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더 신경 쓰게 된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수술 후 신체징후 측정에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최근 고령환자의 수술 후에는 중환자실에서 하루 정도 관찰한 후 이상이 없으면 일반병실로 옮기는 방법을 선택한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은 진료실에 들어올 때부터 진료가 시작된다. 걸을 때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지, 말이 어눌하지 않은지, 손이나 다리의 힘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빈혈이나 황달이 있는지 안색을 살핀다. 일상생활 중 가장 불편한 게 뭔지를 가장 많이 묻는다. 약으로 쉽게 호전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다른 전문의 선생님의 진료도 적극 권한다. 외래 진료 한 번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노인 질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문이나 연구결과를 살펴보기도 하지만 확실히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

고령환자의 수술 결정은 매우 어렵다. 결과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결정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수술 목적이 명확해야 하고, 수술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수술 후 겪을 수 있는 위험성보다는 더 커야 한다. 환자의 의지와 보호자들의 협조도 중요한 부분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 말은 수술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그래서 ‘수술을 못하는 연세는’이라고 묻는다면 나는 기꺼이 ‘없다’고 답한다.

한언철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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