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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6>원초적 본능 수중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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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을 즐기는 사람은 동물애호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특히 물에서 작살을 쏘아 본 사람이라면 짜릿한 경험을 잊지 못한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작살이 물고기에 꽂히는 장면은 잔인하지만 중독성이 있다. 갯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꼬챙이를 들고 물고기를 쫓아다니던 추억이 있을 게다. 그런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스쿠버 다이버의 어로 및 채집 행위가 법으로 규제되고 있다. 필자도 건전한 스쿠버 다이빙 문화 정착을 위해 무분별한 어로 및 채집 행위는 금지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수중사냥이 허용되는 유어장

수중사냥은 중독성이 있다. 스쿠버 다이버 중 수중사냥을 취미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부류도 분명 존재한다. 이들은 수중사냥은 타깃을 눈으로 확인하고 몇 마리만 잡기에 그물로 바다 밑바닥까지 쓸어버리는 그물 어업방식이나, 밑밥을 바다에 뿌려 어류를 모아서 낚아 올리는 낚시보다 환경친화적인 포획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그 방증으로 바닷속에 방치된 폐그물과 낚시꾼이 뿌리는 밑밥, 납덩이와 봉돌, 낚싯줄 등을 펼쳐 보인다. 하지만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어촌계 소속 어민, 특히 해녀는 스쿠버 다이버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공기통과 호흡기 그리고 작살로 무장한 스쿠버 다이버가 수산자원을 싹 쓸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촌계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스쿠버 다이버는 우리나라 바다가 왜 어촌계 소유가 되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바다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논리의 근거이다.

우여곡절 끝에 스쿠버 다이버와 현지 어민 간 타협으로 공식적인 수중 사냥터가 만들어진 곳도 있다. 2001년부터 제주도에만 지귀도, 북제주군 애월읍 애월리, 한림읍 수원리,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성산읍 온평리, 서귀포시 토평동 등에 유어장이라는 이름으로 유료 수중사냥터가 문을 열었다. 남해와 서해, 동해에도 지역 어촌계와의 협의에 따라 스쿠버 다이버가 수중 사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제 유어장은 단순한 수산물 채취공간이 아닌 몸으로 바다를 체험하는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유어장이라 해서 모든 물고기를 다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돔 돌돔 벵에돔 강담돔 같은 회유성 어류는 포획이 가능하지만 능성어 자바리(다금바리 붉바리 등 고착성 어류는 잡을 수 없다. 또한 1인당 포획할 수 있는 마리 수가 정해져 있으며, 전복 소라 같은 패류는 채집을 금한다. 잡을 수 있는 고기도 크기에 제한을 받아 일정 크기 이하의 작은 고기는 잡지 못한다. 또한 자신이 잡은 어류를 판매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이러한 유어장 개념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뉴질랜드와 피지에서도 닭새우(랍스터) 사냥을 허용하되 잡을 수 있는 크기와 수량 등은 법으로 정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의 전복 유어장은 미국을 찾는 우리나라 스쿠버 다이버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어장에서 잡을 수 있는 마릿수가 1인당 2, 3마리씩으로 제한되다 보니 물속에서는 여러 마리를 잡은 후 밖으로 나올 때는 그중 가장 큰 것만 들고나오고 나머지는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유어장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 규제가 있으면 틈새나 편법도 생기는 모양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스쿠버 장비를 이용하면 오랜 시간 물속에 머물 수 있으니 수중사냥이 쉬워진다. 사냥꾼은 물고기를 발견하면 사정거리에 들어올 때까지 숨을 죽이며 기다린다. 이때 초보 사냥꾼은 호흡기를 이용해 공기를 잔뜩 들이마신 채 숨을 참고 기다리지만, 노련한 사냥꾼은 호흡 조절을 한 다음 숨을 내쉰 채 숨을 참는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숨을 참고 있으면 숨이 가빠졌을 때 공기를 배출시켜야 하므로 이때 나오는 소리에 놀란 물고기가 도망가지만, 숨을 내쉰 후 숨을 참으면 한 번 더 공기를 들이마시고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고기가 작살에 맞은 부위를 보면 프로인지 아마추어인지 알 수 있다. 작살을 몸통에 맞춰 커다란 상처를 남긴 사람이 하수라면, 정확하게 아가미에 맞추는 사람은 고수이며, 머리를 스치듯 맞춰 기절 시켜 몸에 상처를 남기지 않으면 절대고수로 대접받는다. 몇 년 전 전라남도 가거도에서 잠수기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을 따라나선 적이 있었다. 야행성인 조피볼락은 낮 동안 암초지대에 모여 무리를 이루어 잠을 자는데 그 어민은 조피볼락들이 머물고 있는 곳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조피볼락 무리에 조심스레 다가가더니 가장자리에 있는 녀석부터 한 마리씩 작살을 쏘는데 30분 남짓 만에 100마리의 조피볼락을 잡아냈다. 아마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무리 가운데로 작살을 날려 놀란 조피볼락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했을 것이다. 바닷속에서 광어 무리를 마주했을 때도 한가지이다. 능숙한 사냥꾼은 가장 바깥쪽에 있는 녀석부터 한 마리씩 찍어 올린다.

 물고기 잡는 데 정신이 팔려 공기통 속에 남아 있는 공기량을 체크하지 못해 사고를 당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지나친 욕심으로 물고기 뒤를 쫓아다니는 것은 용궁의 사신을 따라 용왕님을 만나러 가는 것과 같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수중사냥-유어장으로 들어선 스쿠버 다이버가 작살을 가지고 수중사냥에 나서고 있다. 허가받지 않은 해역에서의 수중사냥은 금지되어 있다.


   
수중사냥-낚시는 허용되면서 수중사냥은 법으로 금지되는데 반발하는 스쿠버다이버들이 수중에서 낚시를 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들은 낚시를 하는 걸까, 불법 포획을 하는 걸까?


   
포획된 어류들-유어장에서는 스쿠버다이버가 잡을 수 있는 어종과 수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러 마리를 잡은 후 가장 큰 것만 들고 나오기에 1인당 잡을 수 있는 수를 정해둔 유어장의 취지가 무색해지곤 한다.


   
허가받지 않은 사냥1-허가받지 않은 해역에서 수중사냥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바다 속을 다니다보면 원초적 본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쿠버다이버를 만나곤 한다.


   
잠수기어업-잠수기 어업에 종사하는 어부의 장비. 잠수사는 배에서 호스를 통해 공기를 공급받을 수 있어 장시간 수중에 체류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어부-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부나켄섬에서 만난 어민의 모습이다. 쇠꼬챙이를 들고 나선 그는 종일 바다 속을 헤매며 사냥감을 찾고 있었다.


   
필리핀 어부-작은 배에 몸을 실은 필리핀 어부가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사냥감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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