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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부산, C형간염 검진으로 전파 고리 차단 나서야

  • 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   입력 : 2021-11-01 19:26:41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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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은 법정 제3군 감염병인 C형간염 고위험 지역이다. 2020년 기준으로 부산은 C형간염 발생률 전국 1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부산의 인구 10만 명당 유병률은 47.8로 전국 평균 22.86의 배 이상이다. 지난 4년간 통계에서 국내 C형간염 발생자 수는 총 3만8866명. 이 중 부산경남 지역 발병자는 8516명으로 전체의 약 22%다.

부산지역에 C형간염 환자가 많은 것은 오래전부터 외국과의 문물교류가 활발해 바이러스 유입이 쉬웠던 지역적 특성과 함께 C형간염이라는 질병 특성이 동시에 작용한 탓으로 풀이된다.

C형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하는 바이러스 감염병이다. 감염자의 70, 80%가 만성화돼 점차 간경변증,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하지만 예방 백신이 없고 감염자 대부분이 무증상이라 본인도 모르는 채 지역사회 전파자가 될 수 있다. 실제 C형간염 감염의 40%는 전파 경로가 불분명하다.

C형간염은 손톱깎이, 면도기, 무허가 시술, 침술 등 혈액이 닿을 수 있는 도구 사용 등을 통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 무증상이라 감염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실제 추정 환자의 10, 20%만 치료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C형간염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정확히 진단할 수 있고, 치료를 통해 완치할 수 있다. 예방은 어렵지만 조기 진단만 잘 이뤄지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5년 전 완치 수준의 먹는 약이 개발됐고 지금은 모든 C형간염 바이러스 유전자형(1~6형)과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들도 하루 1번 약 복용으로 8~12주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간암으로 악화하기 전 C형간염 단계에서 치료하면 완치는 물론 간암 발생 위험을 70%나 감소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C형간염이 치료를 통해 완치되는 감염병이 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을 전 세계에서 퇴치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일본 대만 등 여러 국가가 동참해 C형간염을 무료로 검사·치료해주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 C형간염은 법정 감염병이고 인지도가 낮은 병이라 개개인에게 검진을 강요하기는 어렵다. 국가검진에 포함해 찾아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난해 부산에서 1964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에서 C형간염을 국가검진에 도입했을 때 간경변증, 간세포암, 사망 등의 위험을 크게 줄여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잠재적 환자 1명이 검진 기회를 놓쳤을 때 그에 따르는 파급효과는 해당 환자 개인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개인의 건강과 비용적 부담 외에도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넘어 범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확대된다.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국가검진에 C형간염이 도입되는 것은 부산지역의 전문의로서 바라는 일이다.

무증상의 잠재 환자군이 일상 중에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감염시킬 수 있는 병이 부산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전파를 차단하고 중대 간 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것은 검진과 치료를 통한 완전한 퇴치다.

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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