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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와 배우는 금융상식<12>탄소 배출권을 거래한다고요?

  • 임순영 거래소 연구위원
  •  |   입력 : 2021-11-13 07: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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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하고 푸른 점(Pale Blue Dot)’. 이 말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코스모스’의 저자이자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이 지구를 보고 한 말이다. 창백하고 푸르기 때문에 지구는 현재까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더 발달하게 되면 우주 탐사도 확대되겠지만 아직은 인류가 지구 외에 정착할 수 있는 곳은 없으며, 그만큼 우리에게는 소중한 터전인 것이다.

 인류가 지구라는 거주환경에서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물질이 온실의 유리처럼 작용하여 지구 표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물질, 즉 온실가스가 지난 100년에 걸쳐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인류는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특히,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증가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가중시켰으며, 이러한 기후변화는 육상 및 해양 생태계의 변화와 인류 건강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 ‘공유지의 자유’가 주어지면, 결과적으로는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됨을 의미한다. ‘공유지의 비극’(가렛 하딘, 1968년)이란 목초지나 어장과 같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자산(공유지)을 활용할 때, 구성원들이 상호 협조나 타협 없이 각자 자신의 이익 극대화만 추구할 때 발생하는데, 이 경우 공공의 이익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공유 자원이 고갈되어 모두가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공멸현상(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기후 및 환경 문제를 범지구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고,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온실가스 규제와 지구환경의 조화를 위한 국제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위해 교토의정서를 채택하게 되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탄소가격제 도입이다. 탄소가격제는 배출되는 탄소에 가격을 부여함으로써, 기업과 같은 배출주체에게 탄소 배출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임순영 거래소 연구위원
 탄소가격제를 시행하는 방안 중에서 시장을 대상으로 한 것이 탄소배출권 거래제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기업에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허용량을 미리 정해 주고, 기업이 허용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간에 배출권을 거래하도록 허용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속하는 배출주체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배출목표 달성을 충족하기 위해 내부적인 저감조치를 통해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남는 배출권은 탄소배출권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고, 배출량이 부족할 경우 탄소배출권시장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 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장에서 배출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창출되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구조이다.

 현재 국내에서 대표적인 탄소배출권시장은 한국거래소에 있다. 2012년 제정된 배출권거래법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배출권거래소로 지정되었고 2015년 1월부터 시장을 개설하여 운영 중에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탄소배출권시장은 결제이행 보증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탄소배출권시장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규모 이상인 기업만 참여할 수 있었는데 금년 12월부터는 금융투자업계의 참여가 가능해졌다. 증권사의 탄소배출권시장 참여는 시장 활성화를 통해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한국거래소는 배출권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배출권의 위험관리와 가격발견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의 개설을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기후 위기와 지구온난화를 예측하는 수학적 기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과학자 3명에게 수여되었다. 그만큼 지구온난화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들은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각국 정부는 가능한 빠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기후위기는 인류에게 엄청남 위협이 될 것이다.’ 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21세기 들어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및 자원의 고갈과 함께 환경문제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환경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에너지 부족문제 그리고 이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로 정의되는 새로운 기후에너지 시대를 맞이하여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우리 세대가 직면한 당면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탄소배출권거래에 대한 경제적 메커니즘은 시장경제 체제 하에서 우리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투자 측면에서 본다면 개인투자자는 현재 탄소배출권 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다. 하지만, 탄소배출권과 관련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에 가입함으로써 간접 투자는 가능하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 위기는 더 이상 정부나 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모두가 관심을 갖고 대비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임순영 거래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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