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수현의 오션월드<31> 황제펭귄의 육아법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최대 과업은 종족 보존에 있다. 지구 반대쪽 남극 대륙의 터줏대감 황제펭귄도 한 가지다. 남극의 한겨울인 7, 8월에 알을 깨고 나온 새끼는 여름을 맞는 12~2월이면 활동량이 많아진다. 겨우내 배고픔과 추위를 이겨낸 새끼는 여름이 반갑기만 하다. 정신 없이 돌아다니는 새끼를 돌보는 어미의 마음은 애가 닳는다. 하늘에는 새끼를 노리는 스큐아가 발톱을 세우고 있고, 겨울이 오기 전 새끼에게 수영과 먹이 사냥을 가르쳐야 하니 어미의 육아는 겨울에서 여름까지 끝이 없다.

어미가 새끼를 재촉해 집으로 향하고 있다. 또래와 노느라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버린 새끼는 어미에게 혼이 나서인지 표정이 우울하다.
남극 빅토리아랜드(Northen Victoria Land) 테라노바만(Terra Nova Bay) 연안에 있는 장보고과학기지(74° 37.4‘ S, 164° 13.7’E)에서 헬기를 타고 15분 정도 비행하면 남극특별보호구역(Antarctic Specially Protected Area·ASPA)인 케이프 워싱턴(Cape Washington)에 도착한다. 이곳은 황제펭귄 군서지로 수천 마리의 황제펭귄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목적지에 도착 후 헬기가 착륙을 시도하자 한 무리의 황제펭귄이 헬기 아래로 모여들었다. 대개 야생 동물이 사람의 출현을 경계하고 배척하는 것과는 달리 황제펭귄은 사람의 방문을 반긴다. 헬기 조종사는 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하게 착륙해야 한다. 경험이 많은 조종사는 착륙하는 척하며 황제펭귄을 한자리에 모은 옆으로 재빨리 옮기는 방식으로 환영 나온 황제펭귄 무리를 피한다.

황제펭귄들이 마치 방문객을 환영이라도 하려는 듯 헬기 착륙지점으로 모여들었다.
황제펭귄은 남극의 겨울에 알을 낳고, 태어난 새끼를 키우는 유일한 동물이다. 이들은 신중하게 보금자리를 구한다. 먼저 바닥 면이 단단하게 얼어 있어야 하고, 인근에는 남극의 겨울 동안 초속 50m 이상 속도록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막아 줄 만한 얼음 절벽이나 빙산이 있어야 한다. 황제펭귄은 남극 곳곳에 흩어져 살다가 해마다 3월 말이나 4월 초가 되면 집단 번식지로 모여들어 수천 마리의 집단을 형성한다. 집단 번식지는 바다 가까이 있기도 하지만, 100㎞ 이상 떨어 있기도 한다.

황제펭귄 군서지인 케이프워싱턴의 모습이다. 황제펭귄은 바닥이 단단하게 얼어 있고, 인근에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지형을 번식지로 삼는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겨울이 시작되는 5월 초부터 6월 초 사이에 한 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2개월 후인 7월 초부터 8월 초 사이에 부화되는데 태어난 새끼는 3년 정도 지나면 번식이 가능해질 정도로 성장한다. 자연 상태에서의 수명은 20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제펭귄의 육아는 수컷 몫이다. 수컷에 알을 맡긴 암컷은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난다. 수컷은 암컷이 돌아오기까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영하 50도의 강추위와 초속 50m 이상 되는 눈보라 속에서 알과 갓 태어난 새끼를 돌봐야 한다. 이 기간 수컷은 얼음 조각을 깨어 먹으며 수분만 섭취할 뿐 아무 것도 먹지 못한다. 수컷은 새끼가 태어나면 위장 속에 간직하고 있던 먹이를 토해내 새끼에 먹인다. 더 이상 토해낼 먹이가 없으면 지방 알갱이가 많이 달린 길고 가느다란 위 점막 조각을 탈락 시켜 ‘펭귄밀크’라고 불리는 분비물을 새끼에게 먹인다.

황제펭귄은 위장 속에 간직하고 있던 먹이를 토해내 새끼에게 먹인다. 더 이상 토해낼게 없으면 지방 알갱이가 많이 달려있는 길고 가느다란 위 점막 조각을 탈락시켜 펭귄 밀크라고 불리는 분비물을 새끼에게 먹인다.
새끼와 함께하는 한 쌍의 펭귄 가족은 혹한의 환경에서 피어나는 가족애를 느끼게 해준다.
겨울내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알을 품어 온 수컷의 몸무게는 3분의 1로 줄게 된다. 공동생활에 익숙한 수컷은 혹한을 이겨내기 위해 허들링(Huddling)이라는 단체 생활을 한다. 살을 에는 강추위가 찾아오면 황제펭귄은 서식지 중앙을 향해 모여든다. 서로 몸을 밀착시키고 겹겹이 포개 원을 만든다. 안쪽 대열의 펭귄은 바깥에 있는 펭귄이 눈 폭풍을 막아줘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바깥쪽 대열의 펭귄은 영하 50도가 넘는 눈 폭풍을 정면으로 맞으며 체온이 떨어지고 지친다. 이때 가장 안쪽 대열에 있던 펭귄이 맨 바깥쪽에 있는 펭귄과 자리를 바꾸어 준다. 가로 1m, 세로 1m의 면적에 20마리 정도가 빼곡히 들어가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것만 해도 대단한데 서로 순서를 정해 바람을 막는다는 것은 이들만 가진 공동체적 삶의 방식일 것이다.

황제펭귄들은 쉼 없이 천천히 이동하고 줄 지어 서로를 품어 주면서 극심한 남극의 겨울 추위를 이겨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4. 4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5. 5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6. 6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9. 9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5. 5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0. 10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