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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생리 불규칙 하다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 가능성

  • 정수전 세화병원 부원장
  •  |   입력 : 2022-05-16 19:24:18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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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이란 말은 중국 한나라의 유방과 한신이 군사 통솔능력을 논하는 과정에서 유래된 것으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말이 ‘다다익램’, ‘거거익선‘ 등으로 응용되는 것을 보면서 문득 환자들 생각이 떠올랐다. 난임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다다익선의 의미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다.

정상적인 생리 주기 과정을 살펴보면, 생리가 시작될 무렵 양 쪽 난소에서는 배란을 일으킬 ‘후보 선수’에 해당하는 몇 개의 작은 난포들이 함께 자란다. 그러다가 하나의 우수한 난포가 선택되면 이후에는 그것만 자라서 배란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작은 난포들이 너무 많이 동원돼 다같이 자라지 못한다. 따라서 배란이 지연되고 다음 생리도 늦어진다. 초음파를 보면 난포들이 밀집해 있는 특유의 검은 진주목걸이 형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배란 전후에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고 남성호르몬이 증가해 여드름이나 비만 같은 이차적인 문제가 일어나기도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희발 월경, 남성호르몬 증가로 인한 증상 및 혈액검사 소견, 초음파상 여러 개 난포가 자란 난소 모양을 보고 진단하게 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혈당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살이 쉽게 찌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배란 장애가 더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지속적인 혈당 증가는 난자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난임 환자들 중 ‘결혼 전에는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었는데 결혼 후 불규칙해졌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대부분 결혼 후 환경·식습관의 변화로 단기간에 체중이 늘면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증상이 심해진 것이다. 이 질환이 의심되면, 다양한 배란 유도제로 배란을 촉진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약물치료에 앞서 식습관과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 당 수치 관리 등이 선행돼야 한다. 비만인 다낭성 환자의 경우 체중을 5~10% 줄여도 임신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환자분들에게 식이 조절로 체중을 조금씩 줄이자고 권하면, 남편의 협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종종 본다. 남편 중에는 아내만의 숙제처럼 여기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저녁마다 같이 운동하고 식습관을 개선해 부부 모두 건강해진 모습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 난임 치료는 모든 과정에서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한 젊은 부부는 3개월 정도 체중조절 후 시술을 약속하고 기다렸는데, 부부가 함께 건강관리를 하면서 자연임신이 되었다. 임신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두 분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예뻐 보였다. 임신 전에 시작한 건강관리 습관을 임신 중에도 잘 유지한다면 임신성 당뇨·고혈압 같은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분만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난임 부부들이 새 생명을 간절하게 원하는 시기에 그들을 만난다. 모든 난임 의사들이 그렇듯 적절한 치료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약을 쓰고 시술을 하고 좋은 소식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때로는 어떤 치료보다도 부부가 지치지 않도록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 난임 의사의 주요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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