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학제 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낮추는 사유로 ‘공교육 편입을 앞당겨 학습 격차 해소’를 내세웠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찬성보다 반대하는 여론이 많아 이 사안이 녹록지가 않은 게 분명하다. 서울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교육부가 전체 연령을 앞당기게 되면 유치원생들과 초등학교 1학년생 반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초등학교 2학년생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돼 있다”고 밝혔다.
영·유아를 둔 맞벌이 부부들의 걱정은 더 크다. 취학 연령이 낮아지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종일 돌봄 제도를 이용할 수 없어 초등학교 방과 후에 누가 자녀들을 돌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장관님 ‘돌봄교실’ 지금도 2만 명 대기 중입니다’는 신문의1면 머릿기사 제목만 보더라도 현행 취학 아동의 돌봄 제도를 보완하지 않은 채 입학 연령만 낮추는 방안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 와중에 슬그머니 폐기도 가능하다는 교육부 장관의 말은 또 무언가.
이처럼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반응은 다르지만, 만 5세 유아들이 감당하기엔 사안이 만만치가 않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현행 교육과정은 영유아 발달에 기초하여 학교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지적 사회적 신체적 정서적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이다. 여러 교과에서 요구되는 선행적인 이해와 함께 문자언어 및 수학의 기초교육을 제공하는 초등교육과정과는 확연히 다르다. 유아교육과정은 유아가 주도하는 자유로운 놀이 경험이 유아의 인지 기능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하는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아니던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을 듣는 내내 우리 아이들이 겪어야 할 제도권 교육에서의 돌봄 소외와 함께 놀이는 뒷전이고 성적순의 경쟁 구도가 벌써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는 비단 보육 현장을 지키는 나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아이들은 행복해야 한다. 그들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그곳이 제도권 안이건, 제도권 밖이건 아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안전한 환경과 여건을 촘촘히 챙겨야 한다. 이에 따르는 양질의 돌봄을 담당하는 것은 순전히 어른의 몫이다. 자칫 어른들의 다툼으로 인해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회적 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