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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여름나기가 유독 더 힘든 ‘비수도권’ 폐암·식도암 환자들

  • 김재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외과 주임과장
  •  |   입력 : 2022-08-15 18:52:23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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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건강한 사람들도 쉽게 지치고 면역 저하가 올 수 있다. 더구나 폐암·식도암과 같이 힘든 흉부외과 수술을 받고 여름을 나는 환자분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예컨대, 폐암 환자를 치료할 때는 폐의 일부분을 절제하게 된다. 이로 인해 수술 후 6개월 정도까지는 수술 전의 폐 기능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아져 쉽게 피곤해진다. 따라서 무더운 날에는 충분한 수분과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잘 섭취해야 한다.

물론 폐암 수술 후에는 입맛이 없겠지만, 억지로라도 먹다 보면 입맛이 돌아올 수 있다. 그 전까지는 다소 자극적인 음식을 얼마간 드셔도 괜찮다. 수술 후 한 달 정도 지난 어떤 환자분은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은데 참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드셔도 된다”고 하니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식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분들은 더 고된 여름을 보내는 것 같아 안쓰럽다. 식도암 수술 후에는 수분이 적은 음식을 권하기 때문에 체내 수분이 적어 기력 회복도 더디다. 따라서 여름에는 주로 낮에 소량이라도 4, 5회의 수분과 단백질 섭취를 권한다. 수술로 재건된 식도(주로 위장)는 복부가 아닌 가슴에 있어서 저녁을 늦게 먹으면 ‘위 점액 역류’로 기침·가래가 늘고 흡인성 폐렴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에 다니다가 이제는 힘들어 못 올라가겠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만나면,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집과 가까워 자주 오갈 수 있어야 환자도 편하게 치료받고 병원도 책임감 있게 돌볼 수 있다. 그런데 서울까지 오가는 것은 치료도 힘든 환자분들의 기력을 더욱 빠지게 만든다.

우리나라 흉부외과 의사들의 약 50%인 813명이 서울에서 근무한다. 부산에는 89명의 흉부외과 전문의가 있고 제주도에는 2명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매년 한 번씩 제주도에서 본원으로 오는 식도암 환자분의 심정도 헤아려본다.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의사 수를 시·도별로 분류하면, 2019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이 3.0명이고 서울은 4.4명, 부산과 대구는 3.4명, 경북은 2.1명이다. 전체 의사 수로 따지면 불균형이 심해 보이지 않지만, 흉부외과 전문의 수로는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10배 넘게 벌어지는 게 보통이다. 흉부외과는 ‘고비용 저수가’로 인해 병원 수익성이 떨어지는 특성상 수도권의 병원처럼 집중적으로 환자가 몰리는 곳에서만 대형화해서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지역 간 의료 불균형 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서울을 오가는 불편함과 손해 등을 지방의 환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흉부외과 의사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기존 의사들의 고령화도 심해지고 있다. 현재 흉부외과 의사들의 최다 연령층은 필자와 같은 50대이다. 흉부외과 기피 및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10년 내 해결되지 않으면 60세가 넘어서도 새벽에 응급콜을 받고 병원에 나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역의 환자들을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운동을 한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 폐암·식도암 수술 환자분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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