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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림의 한방 이야기] 머리까지 아픈 소화불량…‘소식’ 추천

  • 고한림 제세한의원 원장
  •  |   입력 : 2022-10-24 19:05:08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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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것도 있다. 이에 대해 병원에서는 ‘신경성’이라며 진통제를 주거나 안정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 같은 두통 환자가 한의원에 오면 필자는 소화기능을 살핀다. 소화기능을 고침으로써 두통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피가 가장 많이 몰리는 부분은 심장이다. 그렇게 모인 피는 필요에 따라 오장육부, 사지말단에 골고루 보내진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없다면 우리는 특별한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고 심장이 뛰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이렇게 혈액과 혈관은 온몸 곳곳에 영양을 공급하고, 때로는 상처를 치료하기도 한다.

소화가 안 될 때 우리는 보통 체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증상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뭔가 막혔다는 뜻이지만 실제로 위장에 막힌 음식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자는 속이 쓰리고 더부룩하고,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속은 불편한지 모르겠는데 두통이 있다고 한다. 이마쪽이 아프고 눈이 빠질 듯하고,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이때 우리는 소화가 안돼서 머리가 아플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배가 아프지 않지만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두통약을 먹어야 한다며 끼니를 꼬박꼬박 챙기곤 한다. 그렇게 음식이 위장에 더 들어오면 두통약을 먹어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이런 증상이 처음 생기면 감기로 착각될 수 있지만, 인후통이 없고 열도 나지 않아서 원인이 뭘까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면, 소화가 안 될 때 왜 머리가 아플까?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려면 위장에서는 두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첫째는 위액의 분비로 음식을 녹이는 것, 그리고 위장의 연동운동으로 음식을 섞어주면서 내려보내는 것이다. 이때 과식을 했거나 맛이 없는 음식을 먹었거나, 기분 나쁜 상태에서 식사를 하는 등의 상황에서는 위장 움직임이 저화된다. 이로 인해 소화를 시키지 못한 채로 위장 연동운동이 멈추게 된다. 그러면 심장은 위장의 ‘SOS 신호’를 받아 혈액을 위장에 대량으로 보내고, 그렇게 되면 뇌에는 일시적으로 피가 모자라는 현상이 생긴다. 그럴 때 뇌의 일시적 허혈 상태 때문에 두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이것을 ‘식적두통’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위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만이 두통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식적두통은 만성 두통이 되기 쉽다. 몇 차례 위장이 안 움직이는 현상이 생기면 특별한 음식이나 상황이 아니어도 그런 현상이 빈발해 상당히 곤혹스럽게 된다. 보통 한의원에 오는 환자분들은 주 1회 이상 그런 고통을 겪기 때문에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진다고 호소한다.

본인이 만성적인 식적두통이라고 생각한다면, 최소 3개월 이상 두통이 생기지 않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소식’을 추천하며, 약간의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위장운동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팔다리를 많이 쓰는 운동 혹은 체조를 해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식적두통의 대표적 한방처방인 평위산 계통의 한약을 전문가의 진료로 복용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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