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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빌런]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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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시민들의 생각] 가스라이팅?
[시민1]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해요.
[시민2]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시민3] 경계가 진짜 모호한 것 같아서 그 단어의 정의를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어요.

[김채호 PD] 단답형만을 들었습니다. 이거는 사실 잘 모른다는 것 같은 합리적 의심이 드는데 선생님이 쓰신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책에서도 가스라이팅에 대한 내용이 있었거든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은 패트릭 헤밀턴의 소설 ‘가스라이트’에서 유래가 되었는데요. 그 주인공인 아내는 남편에게 점차 정서적으로 구속이 되어 갑니다. 남편은 보석을 훔치기 위해 아내 몰래 위층에 올라가서 불을 켰는데 그 당시 아파트가 다른 곳에서 불을 켜면 다른 쪽은 가스등이 희미해지는 그런 원리였다고 해요. 그래서 가스등이 좀 어두워진 것을 느낀 아내가 그걸 얘기했더니 남편이 딱 무시하면서 “그것은 착각이야, 당신이 몰라서 그래” 라고 하니까 아 내가 뭔가 사리 분별이 좀 약해졌나 보다라고 남편에게 점차 더 의지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이 된 거죠. 그래서 소설 속 남편처럼 상대를 교묘하게 자신에게 굴복하도록 만드는 가해자와 그리고 정서적으로 점차 조정당하는 피해자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를 가스라이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설 속 관계 패턴은 현대사회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이를테면 연인 관계에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말이나 행동 옷차림 같은 거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혹은 직장 상사가 그런 경우도 있어요. “뭐 네가 뭐 그 정도로 잘할 수 있겠어?” “네가 그러면 그렇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피해자가 무능하게 느껴지도록 하고 그러면서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구속되도록 해서 교묘하게 조정하는 거죠. 그러면 이제 그 피해자는 점차 가해자에게 의존적으로 되고 구속되게 됨에 따라서 그 가해자가 하는 말에 대해서 점차 이렇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혼자서 하는 뭔가를 잘 할 수 없는 듯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가해자들이 쉽게 하는 말들이 “나만큼 너를 잘 아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나만큼 너를 챙겨주는 사람이 있을 거 같아?”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라는 식으로 정서적으로 구속하는 거죠.

근데 사실 타인들이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런 관계에서 왜 벗어나지 못하죠?” “바로 빠져나오면 되죠” 라고 얘기는 하지만 그런 관계에 나도 모르게 좀 익숙해진 패턴에 자꾸 빠져들게 되는 사람은 내가 그게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나 부모와 자식 관계에 있어서는 그런 구속이나 내가 정서적으로 뭔가 이렇게 소속되는 것이 너무나 익숙하다 보니까 그걸 좀 알아채기가 힘들 수 있고 유명한 정신분석가인 베이트만 같은 경우는 그런 위험성을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김채호 PD] 자존감에 대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거는 성향의 차이일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이게 성향의 문제라기보다는 이 성향이라는 것은 사실은 타고난 기질과 좀 영향이 있는 거고요. 자존감은 사실은 내가 이제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로부터 꾸준히 좀 존중받고 인정받고 그런 경험을 좀 누적해 가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조금 부족하신 분들은 좀 가스라이팅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좀 높다고 볼 수도 있어요.

[김채호 PD]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제가 아는 방법 중에 하나는 이게 어떤 방송 채널에서 본 건데 ‘무조건 성공하는 것을 겪어라’고 하더라고요. 양치질을 하루 세 번 하는 거에 성공하거나 무조건 할 수 있는 것들을 성공하다 보면 자기의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오를 수 있다는 방법을 저도 알고 있는데 혹시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김민경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좋은 팁을 알려주셨는데요. 사실은 그 성공한 경험을 늘리라는 게 뭐냐면 자기의 어떤 주도성을 가져가는 거예요. 사실 우리가 굉장히 무력해지고 우울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가해자가 그런 식으로 계속 얘기를 하거든요. “넌 혼자서 할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어” “네가 너 수준에서 뭘 할 수 있을 거 같아?”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 진짜 그런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거든요. 그런 말을 듣다 보면 특히나 나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대상인 부모님이라든지 상사라든지 내가 사랑하는 연인이 자꾸만 나에게 그런 말을 해 주면 나도 모르게 굉장히 작아지고 위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나에게 의미 있는 대상이 “너 잘하고 있어, 정말 괜찮아” “너는 너 스스로 굉장히 괜찮은 사람이야” 이런 얘기를 해주면 굉장히 좋겠지만 그러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그럴 때 내가 작은 거 하나에서도 뭔가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조금씩 작은 습관들을 가져가는 거예요.

사진=유튜브 닥터DJ 캡처
내가 매일 일정한 시간에 나가서 산책한다든지 혹은 내가 양치질을 하는 것도 사실은 나를 관리하는 거거든요. 내가 우울해지고 나 스스로가 굉장히 무가치하게 느껴지면 나를 돌보는 기본적인 것조차 하기 싫어져요. 양치도 안 하게 되고 머리도 잘 안 깎게 되고 나를 위해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도 굉장히 하찮게 여기고 굶는다든지 대충 배달 음식을 먹는다든지 그럴 수 있는데 양치질도 매번 세 번 나를 위해서 나를 관리해주는 거죠. 그리고 식사나 뭐 디저트를 먹을 때도 나를 위해서 조금 예쁜 그릇에 담아서 먹을 수 있어요.

얼마 전에 제 내담자분이 저에게 하신 말씀이 제가 너무 무기력해지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실망을 많이 하게 되니까 제가 스스로 저를 지키기 위해서 요즘은 카페를 갑니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라고 했더니 여태까지는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내가 나 스스로에게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굉장히 아까워하셨대요. 그래서 어떻게든지 좀 아끼고 우리 집을 위해서 가장이시거든요. 그래서 절약하려고 했는데 내가 이렇게 조금 힘들어지면 우리 가족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좀 힘들고 마음이 살짝 우울할 때는 나를 위해서 커피 한 잔을 투자하자 이렇게 해서 카페를 가게 됐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나를 위해서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투자를 하는 것 자체가 나의 자존감도 울리고 자기 효능감을 울리는 데 굉장히 중요한 팁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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