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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고령환자 척추수술, 무조건 피하는게 능사는 아니다

  • 박만규 좋은문화병원 척추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
  •  |   입력 : 2023-03-06 19:27:01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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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를 하다 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환자분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 중 경남 고성에 사는 70대 후반의 환자분이 떠오른다. 그는 여러 마디의 척추협착증 외에도 척추전방전위증, 척추전만증 및 측만증이 동반이 된 상태였다. 이미 여러 곳의 병원을 다니면서 “다분절 감압술과 나사못 고정술이 필요한데 고령이라 수술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필자에게 오신 것이었다.

그는 2분 정도만 걸어도 허리·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굽어져 걷지를 못한다며 보호자분과 같이 눈물을 훔치던 모습이 기억난다. 하지만 수술을 받고 1년이 경과한 지금은 통증에서 해방되고 허리를 잘 펴고 다니며 본인 연고지의 다른 환자분들도 많이 소개해 주신다.

필자가 전공의였던 시절만 하더라도 80세가 넘으면 환자분들이 척추수술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다. 그래서 약물이나 주사 치료 등으로 어렵게 증상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술을 하는 의사 입장에서도 고령의 환자인 경우에는 수술 후 외과적, 내과적 합병증이 우려돼 수술 전 설명과정이나 동의서를 받을 때 보수적으로 설명을 하였다. 특히 다분절의 감압술이나 유합술 같은 경우는 환자나 의사 서로가 꺼리는 일이 많았다.

요즘은 외래 진료를 보는 과정에서 척추질환을 가진 70~80대 환자분들이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 깜짝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얼굴은 동안이신데, 척추는 노안이시네요”라며 농담을 던지곤 한다. 이렇듯 예전보다 평균수명이 높아졌고 환자분들이 생각하는 삶의 질에 대한 기대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100세 시대에 한창 활동을 해야 할 분들에게 ‘고령이니 수술을 하지 말고 통증을 그냥 참으시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나 생각한다.

20년 전의 휴대폰과 지금을 비교하면 경천동지할 만한 발전인 것처럼 척추수술 역시 엄청난 발전을 이뤘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요추 질환뿐만 아니라 흉추 경추 나사못 유합술 등 대부분의 척추질환 분야에서 내시경 척추수술로 치료를 하고 있다. 내시경 수술은 흉터가 적을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정상적 구조인 근육과 인대 관절을 보호함으로써 수술 후 회복이 빠르며 장기적인 예후가 좋다. 그 중에서도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기존 내시경 수술이 가진 약점을 보완해 좀 더 난이도가 높은 수술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위에 소개한 환자분도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로 4분절의 나사못 유합술을 받은 후 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얻었다.

이처럼 고령 환자에게서 좋은 예후를 보이니, 젊은 환자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수술 후 빠른 회복과 사회 생활로의 조기 복귀는 수술 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내시경 수술에 충분한 경험을 가진 의사인지, 좋은 예후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인이 되신 필자의 외조모님도 말년에 척추질환으로 고생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 조금만 더 오래 계셨다면 외조모님에게 받은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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