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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주인이 내팽개친 강아지…검은 비닐에 담겨 덜덜 떨었죠"

유기동물의 사랑을 찰칵 '펫토그래피' <9> 파양견 입양 박주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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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펫숍에서 구경만 하던 솜솜이
- 입양 소식에 잘 있겠거니 했는데
- 어느날 도로서 버려진 채 마주쳐
- 차에 치일 뻔한 위기서 구한 뒤
- 파양되자마자 재입양해 데려와

- “수백만 원의 수술비가 들어도
- 한 가족이 된 이상 책임져야죠
- 강아지에겐 제가 전부니까요”

펫토그래피 취재진은 지난 19일 펫숍에서 분양됐다 파양된 말티즈 ‘솜솜이’를 키우고 있는 박주희 씨를 만났다. 이날 박 씨는 솜솜이를 데리고 국제신문 스튜디오를 찾았다. 스튜디오에 들어온 솜솜이는 긴장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이내 안정을 찾고 보호자 박 씨의 품에 안겼다. 박 씨는 솜솜이를 처음 만난 날을 회상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파양된 강아지를 데려오다

인터뷰 중인 박주희 씨와 솜솜이. 오찬영 PD
박 씨가 키운 첫 반려견은 솜솜이가 아니다. 그의 첫 반려견은 2006년 입양한 요크셔테리어 ‘똘이’다.

어린 시절 수의사를 꿈꿨던 그는 동네 뒷산이나 거리를 돌아다니며 떠돌이 개나 고양이 새 파충류 가릴 것 없이 모두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의 어머니는 “우리 집이 동물농장이냐”며 “끝까지 책임 질 수 없는 아이들은 데려 오지 마라”고 야단쳤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동물들을 계속 집으로 데려오던 박 씨의 노력에 그의 어머니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그렇게 그는 똘이를 가족으로 맞았다.

박 씨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똘이는 2020년 노환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그는 “똘이는 나와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내준 강아지였다”며 “똘이를 보내고 난 뒤 다른 강아지는 쳐다보기도 싫었고 안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새 가족은 운명처럼 또 다시 다가왔다. 박 씨의 집 근처 펫숍에서 처음 본 솜솜이는 한순간에 박 씨와 박 씨 친오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는 “당시 아직 새롭게 강아지를 키울 용기가 나지 않았었다”며 “어떻게 또 책임을 지고 마지막 이별때의 슬픔을 견뎌낼 자신이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래서 절충안으로 그 아이가 입양될 때 까지 매일 펫 숍에 들러 구경을 하는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박 씨는 “일주일을 꼬박 창문에 붙어서 보고 갔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먼발치에서 구경만 하던 그는 솜솜이의 입양소식을 듣게 된다. 박 씨는 “어떤 아저씨가 솜솜이를 입양해 갔단 소식을 펫숍 사장께 들었다”며 “이번 생에 솜솜이와는 인연이 아닌가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박 씨는 펫숍 사장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그는 “펫숍 사장한테 입양해간 아저씨가 솜솜이를 못 키우겠다고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서 들고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펫숍의 정책상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은 불가능했기에 해당 입양자는 강아지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다시 돌아갔다고 한다. 이 소식은 박 씨를 불안하게 했다.

소식을 듣고 귀가를 하던 그는 그날따라 늘 걷던 큰 길이 아닌 골목길로 가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골목길을 걷던 박 씨는 길 한복판에 덜덜 떨고 있는 새끼 강아지를 발견한다. 솜솜이였다.

박 씨는 “‘얘가 왜 여기에 있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큰 SUV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솜솜이를 향해 오고 있었다”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차체가 높은 SUV 차량 운전자가 작은 솜솜이를 보고 피해갈 확률이 낮다 생각한 박 씨는 지체없이 도로로 뛰어들어 차량을 멈췄다. 그리고 그는 솜솜이를 안은 채 펫숍으로 뛰어갔다.

그는 “펫숍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분노였다”며 “책임분양 똑바로 안 하느냐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솜솜이가 발견된 현장으로 다시 가보니 최초 입양자가 술에 취해 길에 누워 있었다. 박 씨는 “당시 경찰까지 출동해 입양자를 조사했지만 ‘제가 잘 키울 수 있다’는 대답만 반복하고 솜솜이와 함께 유유히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얼마 뒤 회사에서 일을 하던 박 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펫숍 사장의 전화였다. 박 씨는 “펫 숍 사장이 최초 입양자가 파양각서를 쓰고 솜솜이가 다시 숍으로 돌아왔는데 재입양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태까지 반려견을 다시 기를 자신이 없었던 박 씨였지만, 일련의 사건을 겪고난 뒤 고민이 사라진 그는 “제가 당장 데리러 가겠다”고 말했고, 솜솜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콩 한쪽도 나눠먹는 사이

박 씨의 손에 구조됐을 당시 솜솜이의 모습. 박주희 씨 제공
박 씨는 솜솜이를 집에 데려온 뒤 접종과 종합검사를 받았다. 그는 “반려견을 키울 때 확실히 비용이 많이 들어가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강아지는 태어나자마자 무조건 접종을 맞아야 하고, 산책을 자주 나가면 심장 사상충 약도 줘야 한다”고 전했다. 또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 수술이 필요한 강아지들도 있다”고 말했다.

솜솜이도 선척적으로 슬개골이 탈구된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방광염도 있어 혈뇨 증상도 있었다. 박 씨는 걱정이 돼 찾은 병원에서 “선척적으로 안 좋은 상황이라는 말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입양이었지만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몇 백 만원의 수술비를 고민 없이 지불해 수술 시켰다”고 말했다.

‘강아지가 혼자 있을 때 어떻게 케어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본가가 멀지 않아 맡기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허나 가족들도 여의치 않고 먼 타지로 출장을 갈 경우에는 애견 유치원이나 애견 호텔에 맡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람도 못가는 호텔에 반려견을 보낸다”며 돈 낭비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박 씨는 “가족이 됐으면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밥 값, 커피 값 아껴서 콩 한 쪽도 나눠먹는 사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박 씨가 반려견을 기르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볕이 좋은 날 산책할 때’와 ‘서로 대화를 한다는 게 느껴질 때’를 꼽았다. 그는 “솜솜이에게 오늘 사료는 맛있었는지, 어떤 인형이랑 놀았는지 물어보는데 진짜 이해를 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박 씨에게 솜솜이는 가족이자 친구이자 힐링이라고 했다. 자신도 강아지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강아지도 자신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서로 이유 없이 반겨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존재 중 하나가 강아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박 씨는 유기동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유기동물이 발생한다는 건 보호자가 여건이 되지 않아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자신을 예로 들어 설명을 이어 갔다.

박 씨는 “저도 솜솜이를 갑작스레 입양하긴 했지만 15년 동안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있었기에 데리고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강아지에게 맞는 사료, 깨끗한 물, 그리고 충분히 산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필수다”고 말했다.

또 “보호자는 친구나 연인 등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사람과 즐길 거리가 많지만 반려동물에게는 보호자 뿐이다”며 “반려동물이 외롭지 않게 해줄 수 있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서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만 입양을 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작지원 : BNK 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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