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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집중력 좋아지는 약? 그런 약 없으니 속지마세요

  • 온종합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이수진 과장
  •  |   입력 : 2023-04-17 19:33:05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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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기억력 향상 및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라며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건넨 일당이 검거됐다.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필로폰과 엑시터시 등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수를 ‘기억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마시게 한 혐의로 일당 4명을 모두 체포했다.

그런데 이들 일당이 학생들에게 건넨 음료수에는 ‘메가 ADHD’라고 적혀 있다. 이는 마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낫게 해주는 치료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데, 약 20여 년 전부터 서울 강남 일대에서 ‘공부 잘 하는 약’, ‘머리가 좋아지는 약’ 등으로 암암리에 유통되었다고 한다.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이다.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 활동, 충동성 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이 질환에 대한 약물치료는 효과적이라 80%의 환자에게서 분명한 호전을 보이는데, 집중력과 기억력, 학습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좋아진다. 그와 아울러 주의 산만함, 과잉 활동과 충동성이 감소되고 과제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강화됨으로써 수행능력도 좋아진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일반인들이 ADHD 치료제를 ‘집중력 강화’에 효과가 있다고 믿고 복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강남 학원가에서 일어난 사건 역시 그러한 효과를 원하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ADHD 치료제는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의 약물이다. 인체의 뇌에서 주의·집중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해 수치를 증가시키고 환자를 각성 상태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임의로 복용할 경우 식욕 감소 두통 불면증 불안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환청 환각 공황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해마다 수능철이 되면 ADHD 환자들이 증가하는 편이다. 많은 수험생 및 학부모 등이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집중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상인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 약물을 장기적으로 과다 복용하면 환각과 자살 충동까지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치료 목적이 아닌 약물의 오남용은 매우 위험하다. 실제 미국에서도 메틸페니데이트 약물이 일명 ‘스터디-드러그(Study-drug)’라고 불리면서 오남용이 매우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년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학생 대표를 지내던 어느 학생이 의사를 속이고 ‘스터디-드러그’를 처방받은 뒤 약물 중독과 정신이상 증세로 고생하다 약을 끊은 후 2주만에 자살해 주민들에게 충격을 안긴 사건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반인들의 집중력 강화를 위한 의약품은 없다. 단순히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사용하기에는 부작용이 너무 많은 위험한 약물이다. 일부에서 메틸페니데이트 약물을 복용한 후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사례가 있는데 그것은 ‘플라시보 효과’이거나 실제로 ADHD 증상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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