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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지의 한방 이야기] 소변 자주 마려워 힘들 땐 침 치료를

  • 최수지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  |   입력 : 2023-04-17 19:38:3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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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는 다양한 환자를 만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환자분의 삶에 깊은 영향을 준 경우는 특히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38세 여성 A 환자분의 사례가 그렇다. 그는 연하 남자와 결혼한 전업 주부였다. 임신을 준비 중인데 생각처럼 아기가 쉽게 생기지 않고 나이 때문에 자꾸 조바심이 난다는 것이었다. 우선은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고, 참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남아 있는 느낌이 들어 외출이 두렵고 생활이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소변을 갑자기 참기 어려운 증상(절박뇨) 자주 마려운 증상(빈뇨) 밤에 수면 중 배뇨(야간뇨) 등이 나타나는 것을 ‘과민성 방광’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며, 절박성 요실금의 경우 특히 여성에게 유병률이 높다. 이에 대해 의과는 1차로 행동요법과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여기에 반응이 없으면 보톡스 신경조절술 등의 치료를 추가적으로 시도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법이 잘 듣지 않거나 증상이 반복돼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과민성 방광에 대해 스스로 수분 조절과 방광훈련 등을 했음에도 증상에 개선이 없다면 한의 치료를 적극 권한다. 과민성 방광에 대한 침(전침) 치료는 많은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침으로 골반저근을 자극하고 과민해진 신경을 안정시킨다. 의과에서 활용하는 경피경골신경자극법도 침 치료에서 착안해 개발된 것이다. 침 치료는 편하고 안전하며 비용도 경제적이다. ‘녹는 실’을 삽입하는 침 치료(매선치료)를 함께 활용하면 그 효과를 더욱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그 자체만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원인이 되며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우울증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야간에 소변을 보러 가다가 넘어져 다치고 골절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어느 연구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 증상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는 27.5%에 불과하다. 증상이 있어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노화에 따른 현상으로 생각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한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몰라서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잘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수년간 과민성 방광을 진료하고 관련 연구를 하면서 이런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았다. 초기 단계의 과민성 방광은 적극적인 한의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어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A 환자는 처음에는 과민성 방광 증상으로 내원했는데, 치료 후에는 임신까지 성공했다. 필자에게는 좋은 기억과 인연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아래에 적은 내용은 과민성 방광을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이다. 만일 1개 증상이라도 있다면, 그로 인해 생활이 불편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진료실에 와서 자신있는 삶을 되찾기를 바란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자기 전까지 8번 이상 소변을 본다. 밤에 잠든 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1번 이상 일어나 소변을 본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참기 힘들거나, 참지 못하고 소변을 지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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