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문영 위원장·이사진 면담 불발
- 허 위원장 복귀 점치던 영화계
- 뒤집힌 상황에 패닉 ‘시계제로’
- 영화제 위상 추락 협찬도 악영향
부산국제영화제(BIFF)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개인적 문제로 불거진 논란과 더불어 결국 사퇴하기로 마음을 굳히며 BIFF와 영화계는 걷잡기 힘든 혼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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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부산국제영화제(BIFF) 남송우 이사가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 관련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BIFF는 허 집행위원장의 개인 문제가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사표 수리를 보류한다고 밝혔고, 영화계는 모든 사항을 고려할 때 올해 BIFF 파행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BIFF는 31일 이용관 이사장과 이사 3인(남송우 이청산 허은)의 면담 결과를 언론에 공표하며 허 집행위원장 개인 문제가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복귀를 기다리기로 하고 사표 수리는 그때까지 보류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영화제 준비를 위해 필요한 긴급사항들에 관해서는 2일 개최 예정인 이사회에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혁신위원회와 현안 진상 조사를 포함한 과제도 이날 이사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앞서 허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면담을 앞두고 국제신문 취재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영화제에 복귀할 수 없다”고 알렸다. 사퇴 결심을 굳힌 이유로는 한 매체가 제기한 “집행위원장 재직 중 발생한 부적절한 언어·성적 표현” 주장을 언급했다. 이날 한 매체에 허 집행위원장에게서 ‘부당한 성적 표현’ 등과 관련된 피해를 입었다는 A 씨의 주장이 보도됐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0일까지만 해도 허 집행위원장이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허 집행위원장 역시 문자메시지에서 “지난 30일까지 복귀에 무게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상황은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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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막감이 감도는 BIFF 사무국. 김영훈 기자 |
영화계는 ‘패닉’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올해 영화제 정상 개최가 정말 가능하냐”고 강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운영위원장 도입(지난 9일)과 허 집행위원장 사의 표명(11일)으로 불거진 사태가 장기화한 가운데 새 국면을 맞자 BIFF 개최를 놓고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영화계에서는 나온다.
이번 BIFF 사태 이후 영화계는 내홍을 수습하고 영화제를 정상 개최하기 위한 제1 조건으로 허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서울과 부산지역 영화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허 집행위원장의 복귀와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사퇴를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용관 이사장마저 “문제 해결 뒤 사퇴”를 표명(15일)한 만큼 5개월도 남지 않은 영화제의 정상 개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 BIFF와 영화계는 공감했다.
이날의 상황 전개로 BIFF 쇄신 등 그간 제기된 과제도 험로에 처했다. 폐쇄적 시스템과 수뇌부에 좌우되는 조직운영 방식 등 그간 논란이 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요청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체가 묘연해지고 동력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대내외 이미지 추락에 따른 협찬 악영향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끝없는 논란과 분란을 일으키는 조직을 기업이 좋게 볼 리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15일 기자회견 직후 씨네21과 인터뷰에서 “수석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을 대행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사회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권고한 조종국 운영위원장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영화인은 “현 집행부 문제로 불거진 논란을 현 집행부가 수습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영화제 정상 개최에 힘을 모은 뒤 혁신을 논해야 순서가 맞다고 생각한다. 정상 개최가 힘들어진 마당에 혁신이 되겠느냐”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영화산업 관계자는 “BIFF 파행은 관련 단체와 지역문화 차원에서도 큰 손해로 이어지므로 우려가 크다”면서도 “하지만 영화제 위상 추락은 이제 막을 수 없다. 국내외 영화인들을 위해서라도 과감한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