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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급성 장간막 허혈성 장질환 땐 극심한 복통…골든타임이 중요하다

  • 김기한(전문의) 부산의료원 외과 과장
  •  |   입력 : 2023-09-18 19:13:27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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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복통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느끼고 호소하는 증상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서 예후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주로 언론매체에서 심근경색증(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을 언급하면서 ‘골든타임’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듯 여러 복통 중에서도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이 있는데, 바로 ‘급성 장간막 허혈성 장질환’이다.

이 질환은 주로 소장에서 많이 일어난다. 소장에 분포하는 장간막(위창자관을 배벽에 고정하는 두 겹의 복막) 동맥의 흐름이 차단돼 발생한다. 발병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심장 부정맥과 심부전이 있는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색전(혈관을 막아 색전증을 일으키는 물질)이나 죽상경화성 병변이 있는 환자에게서 혈전(혈관의 피가 굳어서 된 핏덩이) 때문에 동맥이 막히게 된다. 그 외에도 복부 수술 병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장꼬임(장이 막혀서 제기능을 못하는 상태) 증상으로 인해 혈관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급성 장간막 허혈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복통이다. 일반적으로 급성 충수염 (일명 맹장염) 담낭염 장 천공에 의한 복막염과 같은 질환은 강한 강직성 복부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의사들이 쉽게 판단하고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급성 장간막의 허혈성 장질환은 환자가 호소하는 극심한 통증에 비해 복부 진찰 소견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조기에 진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복부를 수술하는 외과 전문의나 경험이 있는 의사가 아니면 놓치기 쉬운 질환으로 꼽힌다. 더 나아가 복부 강직과 함께 복부 팽만이 심해지면 장을 되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

이 질환에 대한 진단은 가능한 빨리 ‘복부 조영제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해서 동맥의 막힘 유무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복부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는 환자들도 장꼬임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 조영제 CT를 찍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에는 수술이나 혈관조영술 같은 방법이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골든타임을 놓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은 수술적인 방법이 많이 시행된다. 장꼬임 때문에 혈류 장애가 생긴 경우에는 꼬임을 풀어주거나 꼬인 장의 일부만 절제하면 된다. 색전 또는 혈전 때문에 생긴 경우에는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거나 괴사한 장의 일부를 절제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늦게 진단된 경우에는 장의 전체가 괴사해 절제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에는 예후도 아주 좋지 않은 편이다.

급성 장간막 허혈성 장질환은 복부 수술이 필요한 다른 응급질환과 달리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치료 시기 즉 골든타임이 중요하기 때문에 복통이 너무 심하거나 일반적인 복통 치료에도 큰 호전이 없을 때는 복부 조영제 CT와 같은 정밀한 검사를 빨리 시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복부 외과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서 외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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