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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임신 확률 높은 34세 전 ‘난자 동결’ 국가·지자체 적극 지원해야

  • 이규섭 센텀이룸여성의원 원장
  •  |   입력 : 2023-10-09 18:49:21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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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사회적 난자 동결(냉동 보관)이 화두다. 이는 임신 계획이 늦어질 경우, 장래에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본인의 난자를 동결 보관하는 가임력 보존 기술을 말한다. 여성의 가임력은 20대 중반에 가장 높고, 이후 점점 감소해 35세 이후에는 급격히 떨어진다. 그래서 늦은 나이가 되면 임신을 시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주된 원인은 나이 증가로 염색체가 비정상인 난자 비율이 증가해 37세가 되면 배란 난자의 50% 이상에서 비정상 염색체가 발견되는 것이다.

염색체 이상이 있는 난자는 난자의 질 저하를 유발해 임신율 저하 및 유산율 증가를 가져온다. 여성의 나이 증가에 따른 임신율 저하의 또 다른 원인은 난소에 있는 난포의 개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인데, 만 35세 이후로는 더 빠르게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듯 염색체가 비정상인 난자의 비율 증가와 임신에 이용될 수 있는 난자 수의 감소를 감안하면, 난자 동결에 따른 임신 가능성은 34세 이전에 가장 높다. 비용 대비 효용성 면에서는 34~37세 사이에 가장 높다고 하겠다. 건강한 여성이라도 결혼이 늦어질 때는 난소 기능이 저하되기 전에 건강한 난자를 동결 보존하는 것이 좋다. 사회적 난자 동결 보관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즉, 보다 젊은 나이에 건강한 난자를 동결 보존해 놨다가 향후 임신을 원하는 시기에 동결 난자를 이용하면 높은 임신율을 기대할 수 있다.

난자 동결이 우리나라의 초저출생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의학적 해결책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지만, 미혼 여성들이 난자 동결을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된다. 정부나 관련 기관·단체들은 미혼 여성의 난자 동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부담을 덜어주고,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 기혼 여성에게도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난자 동결이 늘어나면, 초저출생 극복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경우는 건강보험 혜택 외에도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들이 매번 시행 때마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로 인해 과거보다 경제적 부담이 줄었지만, 사회적 난자 동결에 대해서는 자치단체 보조금이나 건강보험 혜택이 없는 실정이다. 전액 본인 부담이어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다. 그에 비해 서울시나 일본 도쿄도는 난자 동결을 하는 여성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부산시도 부산 지역의 초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점을 감안해 서울시와 같은 정책으로 사회적 난자 동결에 참여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초저출생 문제는 국가적으로 굉장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부산시가 현재의 인구 수만큼이라도 유지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난자 동결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의학적으로 접근해서는 풀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거 문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를 조성하는데 더욱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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