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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의 한방 이야기] 목·발 체온유지로 겨울철 면역력 강화

  • 이정윤 부산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  |   입력 : 2023-12-04 18:57:32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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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TV광고가 있다. 두건을 쓴 소녀가 ‘감기 조심하세요’라고 외치던 감기약 광고이다. 그렇듯 겨울철 감기에 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겨울철에는 뚝 떨어진 기온과 건조한 환경, 실내외 온도 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의 연구에 따르면 차가운 공기에 노출돼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 시스템의 기능이 약화돼 감기 바이러스가 체내 침투하기 쉽다.

사람의 정상적인 기초 체온은 36.5도이다. 체온이 낮아지면 신진대사 능력과 면역력뿐만 아니라 효소 활성도, 소화능력, 혈액순환 등 전반적인 인체 활동 능력이 모두 저하된다. 특히 면역력은 체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체온이 1도 떨어질 때마다 면역력은 30% 감소하고,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은 최대 500~600% 증가한다. 그러므로 겨울철 체온을 따뜻하게 지키는 것은 인체 면역력을 유지하고 겨울을 건강하게 지내는 한 가지 방법이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위해서는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는 특별한 비책이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잘 지키는 것이 결국 가장 좋은 면역 증강제이다. 균형 잡힌 식사, 하루 1.5ℓ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하루 20분 이상 햇볕을 쬐며 비타민D를 보충하고, 청결한 실내 환경과 적정한 실내 온도·습도를 유지하는 것, 족욕이나 반신욕·목욕으로 혈액순환을 돕는 것 등이 겨울철 면역력을 지키는 건강관리법이다.

한의학의 고전인 ‘동의보감’에서는 계절에 따라 건강을 지키고 병을 예방하는 방법 즉 양생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겨울을 ‘폐장(閉藏)의 시기’라고 한다. 겉으로는 피부를 닫고(閉), 속으로는 우리 몸의 정기(精氣) 즉 열과 에너지를 저장(藏)하는 시기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찬 기운(寒氣)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겨울철 찬 기운에 몸이 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목과 등, 발 3곳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심한 운동이나 사우나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몸의 양기(陽氣)를 빼앗기는 일이므로 피해야 하겠다. 따라서 겨울철 운동은 새벽이나 밤 늦은 시간을 피하고, 가볍게 땀이 날듯 말듯한 정도의 중·저강도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겨울에는 해가 일찍 지고 늦게 뜨는 만큼,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남으로써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1년의 끝자락, 사계절의 마지막인 겨울은 대자연이 만물의 기운을 갈무리하고 다음 해의 시작인 봄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그런 만큼 마음을 고요히 가지면서 품고 있던 뜻이나 의욕을 펼치기보다 때를 기다리는 여유를 찾는 것이 좋겠다. 중국에는 ‘천한(天寒) 난신(暖身) 선난심(先暖心)’이란 말이 있다. 추울 때는 먼저 마음부터 따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고마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 행복했던 일, 즐거웠던 일을 떠올리며 밝고 따스한 마음을 가지면 추운 겨울을 더욱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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