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놀이 대신 ‘영유 입시’ 내몰린 아이들

박귀엽 시민기자의 육아 본질 <8> 놀이가 고픈 아이들

  • 박귀엽 부산검찰어린이집 원장
  •  |   입력 : 2023-12-17 18:22:1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한민국에서의 입시는 대학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인서울대를 가기 위해, 혹은 내년도에는 늘어날 의대 정원을 기대하며 수능을 치자마자 곧장 재수에 돌입했다는 수험생만의 얘기는 더욱 아니다. 특정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초중고생도 밤잠 설치는 수험생 수준인데 갈수록 연령이 내려가 이젠 유아까지 입시를 치르는 모양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소위 영유라 불리는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대학 등록금의 2배에 달하는 학원비에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유아기 때 영어교육에 집중하면 영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향후 고입·대입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최근 모 사립초 입학에 영어면접을 치르고 영어로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하도록 하여 가뜩이나 논란이 되는 유아 영어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정규 교육과정에는 영어가 없다. 초등학교도 3학년부터 영어가 있다. 허나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입학설명회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그곳에 입학하기 위해 영재 테스트, 영어 레벨테스트를 거친 선택된 유아만이 대열에 진입할 수가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이 레벨테스트에 합격하기 위해 과외를 받는다고도 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만만치가 않다. 내년도 입학을 준비하는 요즈음, 각 기관 입학설명회를 들여다보면 정규 교육과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특별활동 일색이다. 빠질 수 없는 영어에 한글 수학 체육 미술 음악 등의 프로그램이 다양한 경험 제공이라는 명목으로 자리한다. 마치 그 기관에 다니면 우리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유능한 사람이 되는 양,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난 기관일수록 프로그램의 가짓수는 늘어만 간다.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놀러 가야만 한다. 공부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놀아야 할 권리가 있고 영유아 시기 특성상 실컷 뛰어놀아야만 폭발적인 배움이 이루어진다.

유아기에 길러야 할 자조 기술, 기본생활 습관 등이 부모의 지나친 학습 욕구 때문에 잃게 된다면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이다.

사교육비 부담 또한 저출산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2009∼2020년 국내 16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년도 1인당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합계출산이 약 0.0019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유아 사교육 시장이 지나치게 팽창하면서 유아 시절부터 부모의 배경에 의한 교육 불평등이 유발되고 있다”며 “영유아에 대한 과잉교육을 방지하고 아이들이 발달 과정에 맞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피곤하다. 해야 할 과업이 많은 대한민국의 아이들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3. 3[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4. 4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5. 5"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9. 9"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0. 10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5. 5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8. 8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6. 6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7. 7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8. 8‘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3. 3"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4. 4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5. 5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