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아재뉴스] “두통약을 달고 살아요” 잠 못 자는 직장인이 정신건강 상담을 받으면

  • 김채호 기자 chaeho@kookje.co.kr박근혜 인턴
  •  |   입력 : 2024-11-16 07:38:05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편집자주] 어느 날 배가 불룩 나왔다. 지나가던 아내가 “아저씨 배가 임신 8개월”이라고 한마디 툭 던졌다. 아저씨로 변하는 과정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시작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경상도에서는 아저씨를 ‘아재’라 부르는데, 장난스럽게 “아재요”라고 듣던 말들도 이제는 반박불가. 청년기본법에도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하지 않나. 쳇바퀴 돌듯 살아가다 이렇게 됐으니 ‘뭐라도 해야 달라지지 않을까’ 고민했다. 카메라를 들고, 나와 같은 아재들의 공감을 기대하며 평소에 생각조차하지 않았던 일들을 해나가는 ‘아재 도전기’를 써보려 한다.

8년 전, 조현병을 앓는 분의 일상을 동행 취재했다. 당시 30대 후반이었던 그는 환각과 환청에 시달려 20대를 병원에서 보냈다. 30대가 돼선 약을 끊진 못해도 평범한 일상과 직장 생활이 가능할 만큼 호전됐다. 그가 자신의 병명을 밝히지 않았다면, 나는 그의 병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당사자라면 어땠을까. 솔직히 치료를 받다는 사실 자체가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치부돼 ‘왕따’를 당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 치료 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27.2%)이 지목됐다. 하지만 20, 30대는 조금 달라 보인다. 조사 응답자 중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는 비율은 올해 27.0%로 2019년에 견줘 5% 올랐는데, 특히 20(36.4%), 30대(29.6%)의 방문 비율이 높았다. 마음의 병에 시달리지만 쉽사리 정신건강의학과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당근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원장의 도움으로 상담에 도전해봤다.

왼쪽부터 당근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원장, 김채호 PD
“많은 분들이 같은 고민을 하세요. 특히 30대와 40대 직장인들이요.”

김 원장은 나의 고민이 특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나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잠을 잘 자지 못했다. 신입 시절 새벽 2시에 자고 오전 6시에 출근하거나, 아예 회사에서 잠들기도 했다. 억지로 잠들기 위해 술에 의지하기도 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할 때면 계획을 1안, 2안, 3안까지 세우며 더 늦게 자고 일찍 깨어났다. 그렇게 두통약을 달고 살았다. 20대에는 버틸 수 있었지만,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체력이 떨어지니 밤샘도 힘들어졌다.

“잠들지 못해 소파에 기대 잠드는 분들도 있고, 팀장님처럼 두통약을 달고 사는 분도 많아요.”

김 원장은 잠을 잘 자지 못하면 교감신경계가 쉬지 못해 심장 질환,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올해 초 심장 검사를 받았다. 그는 “스트레스 원인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휴대폰’을 지적했다. 나도 알고 있었기에 쉬는 날만은 ‘무음 모드’로 바꿔두지만 신입 시절 전화 한 통을 놓쳐 크게 혼난 경험 탓인지 무음 모드에도 메시지나 전화를 바로 받게 된다. 김 원장은 “밤에는 휴대폰을 끄고 자보라”며 “이 정도 뇌의 각성 상태면 알람 없이도 깰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새벽 6시면 자연스럽게 눈이 뜨인다.

김 원장은 수면 루틴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뇌가 잠들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귀가 후 늘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샤워 후 책을 읽거나 명상하는 등의 방법을 권해줬다.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고민, 가족이나 친한 친구에게 말하기 어려운 말들을 이런 자리에서 상담의 형식으로 털어놓은 일 자체가 새롭게 느껴졌다. 김 원장은 최근 관계에서의 어려움이나 수면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으로, 한 번쯤 나 자신의 감정을 상담과 치료를 통해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5. 5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6. 6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9. 9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10. 10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6. 6‘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7. 7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4. 4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5. 5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