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산도시철도 승강장에 AI 수어 안내방송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본 기억이 없는데 안내방송을 한다고 하니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다음 날 아침 댓바람에 카드를 찍고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안내 방송하는 모니터를 찾아 그 앞에 섰다. 승강장에 열차가 진입할 때마다 안내 멘트가 들렸다. 열차가 어디쯤 왔는지 보여주고, 각종 정보와 도시철도 운행 관련 안내가 나온다. 이어 AI가 손을 들어서 모니터의 차량 방향(노포행 또는 다대포행) 글자를 가리키더니 수어로 열차가 들어온다고 말한다. 손으로 차량 방향의 글자를 가리키는 것은 역명을 일일이 수어로 할 수 없어서 손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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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교통공사는 청각장애인를 위해 열차 정보를 수어로 알려 준다. 사진은 도시철도 1호선 자갈치역 승강장 전광판. |
“열차에서 승객이 다 내리고 나면 타시기 바랍니다. 열차 문이 닫힙니다. 열차 문이 닫힐 때 타지 마시기 바랍니다” 등 몇 가지 수어로 안내방송을 한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안내방송이다. 길지는 않지만,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올 때마다 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나온다. 비장애인도 수어를 조금만 알면 무슨 말인지 대충 알 수 있게 만들어졌다. 부산교통공단 관계자는 “수어 안내방송은 2021년부터 시작했다. 도시철도 1~4호선 모든 승강장에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필자는 한 번도 승강장에서 본 기억이 없었다. 수어 안내가 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보였다. 이 말은 평소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것이 수어 안내방송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저 AI를 이용한 광고겠지 생각한 모양이다.
장애인에 대한 넘치는 관심은 오히려 차별로 다가올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우가 아직은 더 많은 것 같다.
부산도시철도의 AI 수어 안내방송처럼 작은 곳에서부터 큰 곳으로, 사소한 것에서 중요한 것으로 수어가 많이 쓰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