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손변우의 한방 이야기] 위장 약해진 중년 ‘약 정리’ 필요

손변우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손변우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   입력 : 2024-12-09 19:11:49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진료 중 어떤 환자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다른 병원에서 “이건 낫지 않는 병이니, 그냥 그렇게 사셔야 해요. 약 드릴게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픈 환자에 의사로서 어떻게 설명하고 안심시켜 드리는지가 치료의 중요한 시작이라고 말해줬다. 낙담한 채 지내던 그 환자는 필자의 설명을 듣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되돌아갔다.

필자는 환자의 증상과 평소 생활습관을 들어보고, 여러 증상과 함께 공통된 원인을 살펴 그 증상들이 어떤 과정으로 발현되었는지, 어떻게 스스로 생활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지, 또 침술을 어떻게 쓸지, 한약으로 다스릴지 등 한의학적 치료 계획을 함께 설명한다.

노년 인구가 많아지면서 최근 ‘노년내과학’이라는 진료 영역이 등장했다.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많아지면, 약의 숫자도 하나씩 늘어난다. 이 약의 숫자와 세기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젊고 건강할 때는 약이 많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약이 온전하게 효과를 내지만, 나이가 들면 위장이 약해지고 약을 대사시키는 기능도 떨어진다. 이는 소아와 임산부에 약을 조심해서 쓰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현행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상 의사가 다른 병원의 처방약을 알 수는 없다. 같은 병원에서 처방한다면 다른 진료과의 처방이라고 해도 이를 참고해 중복되지 않게 처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과별로 필요한 약을 처방한다. 때로는 한 가지 증상에 중복 처방하기도 하고, 같은 작용을 하는 약이 겹치기도 한다.

필자는 소견서와 처방전을 살펴보다가 중복되는 약이 있거나, 환자의 몸 상태와 소화력에 비해 약이 세게 처방돼 있을 때는 처방을 받은 해당 과에 약 조절을 요청하라고 조심스럽게 환자에 권한다. 중·장년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필자는 20여 가지 약을 복용하는 환자를 자주 보는데 이럴 때는 꼭 약을 조절하라고 당부한다. 이를 ‘다약제 정리’라고 하는데, 노년내과학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진료 환자가 복용하는 약이 많을수록, 약을 복용한 지 오래될수록 한약 처방 때 고심하게 된다. 생후 6개월 아기부터, 임산부까지 한약을 복용할 만큼 순한 한약이지만, 꼭 필요한 약재만 적정량을 필요한 기간만 쓰듯, 노인 환자에게는 한약도 순하게 지어드리게 된다.

사실 잠이 보약이고, 밥이 보약이지만,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 되거나, 잠을 잘 못자는 이들에게는 한약이 체력 회복의 발판이 된다. 몸이 회복되면 여러 불편한 증상도 함께 좋아진다. 이것저것 약을 쓰지 않고, 핵심적인 약만 처방한다.

그렇다면 노년의 건강은 언제부터 챙겨야 할까. 노년은 이미 세월이 많이 흘러서 증상이 고착화된 경우가 많다. 짬뽕 국물이 튄 옷을 곧장 세탁하면 때가 잘 빠지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눌어붙어 물에 불리고 세제와 함께 세게 비벼야 때가 빠지는 것과 같다.

중년에는 아직 체력이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 충분히 방비할 필요가 있다. 중년 이후의 몸 관리가 중요한 이유이다. 중년에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체력을 비축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때 한약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8. 8"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9. 9[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10. 10“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 1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2. 2[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7. 7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8. 8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9. 9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0. 10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4. 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5. 5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6. 6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7. 7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8. 8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9. 9웰컴저축은행도 정보유출…법인고객 정보 2200건 추정
  10. 10"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4. 4“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7. 7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8. 8“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9. 9"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0. 10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4. 4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9. 9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10. 10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우리은행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