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성(Playfulness)이란 정신적으로 즐거움의 수준을 높여서 지루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환경을 즐거운 환경으로 바꾸는 아동의 능력과 성향으로 정의된다. 이 같은 아동의 놀이란 영아기부터 청소년까지 자신이 주관적으로 경험한 내용의 질적 수준과 강도를 높이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놀이 기회가 주어질수록 건강한 자아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원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은 ‘놀이를 잘하는, 놀이성 높은 아이들의 특성’과 닮았다. 교육에서 기르고자 하는 바람직한 인간상인 ‘자주적이고 창의적이며, 교양 있고 더불어 사는 민주 시민’과 맞는 것이다. 놀이성이 높은 아이로 기르는 것이 곧 바람직한 인간으로 기르는 것이다. 놀이하고 싶은 것, 내용 순서 시간 놀이자료 공간 또래 등을 아이 스스로가 자유롭게 선택하고 주도적이며 자발적인 시도를 적극 지원할 때 놀이성이 높아진다.

우리가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교육은 달라진다. 지식을 채워 넣어야 하는 그릇으로 볼 수도 있고 스스로 배우고 탐구하는 학습자로 바라볼 수도 있다. 오늘날 보육의 중요한 화두는 아이를 놀이 속에서 배우는 학습자로 인식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삶을 배운다. 모래를 쥐어보며 감각을 확장하고 블록을 반복해서 쌓고 무너뜨리며 균형과 공간 개념을 이해한다. 친구와 역할놀이를 하며 서로의 감정을 읽고 협력의 방법을 배운다. 놀이는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만의 속도로 탐구하고 의미를 만들어가는 본질적인 학습 과정이다. 이는 곧 놀이를 잘하는, 놀이성이 높은 아이로 자라는 과정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사와 부모의 역할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먼저 정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아이의 놀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그 안에서 배움의 단서를 찾아주는 일이 핵심이다. 필요한 순간에는 질문으로 사고를 확장하고, 자료나 환경을 조정해 더 풍부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며 갈등 상황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지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놀이 중심 교육에서 요구되는 전문성이다. 놀이는 그 자체로 아이의 삶이며 삶의 과정에서 배움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아이를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학습자로 바라볼 때 놀이는 더 이상 여가 활동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적인 장이 된다. 이 시선의 전환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새겨야 할 보육의 출발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