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동아대병원 로봇수술센터에서 비뇨의학과 김태효 교수가 시술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
- 비뇨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 적용
- 일반수술보다 빠른 회복 등 효과
- 의료진 경험과 팀워크 가장 중요
- 매년 국제 시연…임상경험 공유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의 질문이 달라졌다. 로봇으로 수술하면 더 안전한지, 일반수술보다 회복이 더 빠르다고 하던데, 과연 그렇지 등이다. 이제 로봇수술은 낯선 기술이 아니라, 환자들이 먼저 묻고 선택하려는 기준이 되었다. 의료의 중심이 ‘가능한 치료’에서 ‘더 나은 치료’로 이동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로봇수술은 인간의 손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손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했다. 지난 2002년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첫 수술용 로봇은 심장수술을 시행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좁은 골반 깊숙한 공간에서 정교한 수술이 필요한 비뇨의학과 영역에, 특히 전립선암의 치료에 적용이 되면서, 급속히 발전·확산하기 시작했다. 로봇 시스템은 외과의사에 새로운 ‘눈과 손’을 제공한다. 그 결과 출혈은 줄고 회복은 빨라지며,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아대병원 비뇨의학과는 로봇수술의 도입과 확산에서 의미 있는 ‘출발점’을 만들어왔다. 지난 2004년 싱가포르에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첫 로봇수술은 국내 로봇수술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였다. 당시 필자도 직접 참여한 바 있다. 로봇수술은 이제 대세가 되었다. 필자는 로봇수술의 도입기부터 현재까지 그 흐름을 함께해온 의사다. 지난해에는 태국 방콕의 라자비스 병원에서 라이브 로봇수술을 시행하며 국제적인 무대에서 실제 수술을 시연하였다. 올해도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라이브 수술 시연이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하여 로봇수술의 임상 경험과 술기는 계속 국제적으로 공유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아시아에서 개발된 수술용 로봇 시스템들이 비뇨의학과, 일반외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며, 아시아 각국의 의료진 교육과 술기 확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로봇수술의 ‘대중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낸다. 요즘 로봇수술은 일부 대형 병원의 전유물이 아니라, 점차 더 많은 환자가 접근할 수 있는 치료 옵션으로 확장되고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마주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기술의 발전만큼 중요한 것이 ‘선택의 균형’이라는 점이다. 로봇수술은 분명 많은 장점을 지녔지만, 모든 환자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는 없다. 환자의 상태와 질환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하나 분명한 사실은, 로봇수술은 ‘기계의 시대’가 아니라 ‘경험의 시대’라는 점이다. 같은 장비라도 이를 다루는 의료진의 숙련도와 팀워크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환자에게 늘 이렇게 설명한다. “로봇이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을 이용해 사람이 수술을 합니다”라고….
로봇수술의 시대는 이미 활짝 열렸고, 앞으로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결합된 수술, 원격 수술,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치료 등…. 우리가 상상하던 미래는 점점 현실이 된다. 오늘도 진료실에서 나는 환자와 마주 앉아 설명한다. 최신 기술의 장점과 한계, 그리고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에 대해. 로봇수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변하지 않는다. 기술이 아니라 사람, 수술이 아니라 삶을 중심에 두는 의료.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