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찰 위치보다 맞춤 수술이 해답
직장암 수술에서 암 조직을 제거한 뒤 남은 장을 연결할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문합부 누출’이다. 연결 부위가 잘 아물지 않아 새는 이 합병증은 환자의 회복을 늦추고 추가 치료나 수술을 부를 수 있는 치명적인 요소다. 그동안 외과계에서는 혈액 공급을 담당하는 하장간막동맥(IMA)을 어디서 묶어야 이 누출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를 두고 ‘고위결찰’과 ‘저위결찰’ 방식 사이의 논쟁이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해 인제대 부산백병원 배기범(사진) 교수와 칠곡경북대병원 박준석 교수, 화순전남대병원 김창현 교수 등 호남·충청·영남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들이 모인 ‘K-CROSS’ 연구팀이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 결론은 ‘하나의 정답보다 환자에 맞는 수술이 중요하다’는 것. 이번 연구는 국내 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5년에 걸친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완성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JAMA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9년 7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임상 1∼3기 직장암 환자 314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293명을 최종 분석한 결과 ‘저위결찰군’과 ‘고위결찰군’ 간의 문합부 누출률이나 수술 후 합병증, 그리고 1년 후 배뇨·성기능 및 삶의 질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배기범 교수는 이에 대해 “무조건적인 수술법 고집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혈관 구조와 종양 위치, 장의 긴장도와 혈액 공급 상태, 집도의의 숙련된 경험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정밀 수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는 두 수술법 모두 최소침습 직장암 수술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학계에서의 오랜 논란을 종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