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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하지정맥류, 男보다 발병 많은데 발견은 더 어려워

가족력·노화·직업적 환경 외 여성호르몬, 발병에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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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김병준 대표원장이 비수술적 치료법인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제공
- 지방층 아래 잠복 혈관 많아
- ‘단순 부종’ 오인 방치 쉬워
- 다리피로 지속 땐 검사 필수

다리의 실핏줄이나 울퉁불퉁한 혈관의 돌출…. 바로 하지정맥류이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여성이 많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단순한 미용상의 문제로 그치는 질환이 아니다. 정맥 내 판막이 손상되거나 혈관이 약해지면서 혈액이 심장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아래로 역류하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다리가 퉁퉁 붓고 무거운 중압감, 저리는 통증, 야간 경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를 단순한 피로 때문으로 여겨 장기간 방치하면 피부 변색이나 궤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여성은 남성보다 하지정맥류 발병에 훨씬 취약한 만큼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요구된다.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 김병준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여성의 다리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 하지정맥류에 관해 알아본다.

■임신·출산 영향…女환자 훨씬 많아

하지정맥류는 남성에게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진료 환자 통계를 살펴보면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전체 하지정맥류 진료 환자 중 여성이 69%를 차지하며 남성 환자보다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비교해서 여성 환자가 이처럼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발병 원인으로는 가족력, 노화,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는 직업적 환경, 비만 등 남녀 모두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요인이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여성은 여성호르몬의 영향, 특히 ‘임신과 출산’이라는 특수한 과정을 겪으며 다리 정맥에 큰 부담이 가해져 발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게 된다.

임신 중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임신 초기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이다. 임신 중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은 정맥 혈관 벽을 느슨하게 만들어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혈관 확장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둘째, 자궁이 커지면서 복강 내에서 정맥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태아가 자라면서 확장된 자궁이 골반 및 복강 내 정맥을 눌러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셋째, 태아의 체중이 늘어남에 따라 다리에 실리는 하중이 커지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임신 후기로 갈수록 태아의 무게와 모체의 체중 증가가 하체에 집중되어 다리 정맥의 압력을 더욱 높이게 된다. 출산 후 호르몬 수치와 체중이 정상화되며 늘어났던 혈관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도 하지만, 한 번 손상된 정맥 판막은 자연 치유되지 않으므로 병적인 하지정맥류로 진행되는 예가 많다.

■‘잠복성 하지정맥류’도 주의해야

여성이 하지정맥류를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겉으로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의 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흔히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다리에 푸른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환자 중 혈관 돌출 증상이 있는 예는 절반 이하이며 확장된 혈관이 피부 아래 숨어있는 예가 많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다리 피하지방층이 발달해 있어 혈관이 겉으로 잘 비치거나 돌출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눈에 띄는 혈관이 없더라도 오후만 되면 다리가 퉁퉁 붓고, 무겁고, 야간 다리 경련(쥐), 피로감 등이 지속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단순한 부종이나 일시적인 피로로 여겨 방치하면 정맥 혈액이 다리에 장기간 정체하면서 혈전염, 정맥성 피부염, 더 나아가 피부 괴사 및 궤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비수술적 주사 치료’도 해결 가능

최근에는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낮춘 ‘최소 침습적 치료법’이 널리 시행된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가느다란 광섬유를 통해 열에너지를 조사하여 병든 혈관을 폐쇄하는 ‘레이저 정맥 폐쇄술’이 꼽힌다. 피부 절개 없이 부분 마취만으로 시행되며, 치료 직후 보행과 가벼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또 피부 절개, 마취 없이, 비수술적 치료인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UGFS)’으로도 원인 혈관을 치료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초음파를 보며 피부 아래의 원인 혈관과 병적인 혈관에 거품 형태(Foam)의 혈관경화제를 주사해 병든 혈관을 폐쇄하는 원리다. 거품 형태의 약물은 액체보다 혈관 벽에 오래 머물러 눈에 보이지 않는 깊고 굵은 혈관까지 효과적으로 폐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치료법은 다양한 증상에 적용할 수 있다. 피부 절개나 마취가 필요 없으므로 회복과 일상 복귀가 빠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고령의 환자는 물론 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정맥성 궤양 등이 동반돼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에게도 우선적으로 권고될 만큼 인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은 치료법이다. 김병준 원장은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수술을 받거나 입원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비교적 편안하게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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