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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광호 좋은강안병원 간담췌이식외과 과장이 간암이 재발한 환자의 수술을 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
- 초기증상 거의 없어 검사 중요
- 위치·크기 등 고려 재수술 최선
- 수술 후 꾸준히 후속 관리해야
얼마 전 익숙한 얼굴의 50대 남성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지난 2014년 간암 진단을 받고 오른쪽 간 뒷 영역을 떼어내는 ‘우후구역절제술’을 시행받은 이였다. 그동안 아무런 통증이나 불편한 증상은 없었기에 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검사를 받으러 온 터였다. 그러나 CT 검사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간암이 재발한 것이다. 크기는 3㎝, 위치는 첫 수술 부위와 가까운 오른쪽 간 앞 영역이었다. 환자와 보호자는 “12년 전 수술 후 다 나은 줄 알았는데…”라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간암은 수술로 완전히 절제하더라도 재발률이 높다. 환자는 대부분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간경변증과 같은 기저질환을 지니고 있어 수술로 암을 제거해도 남은 간의 다른 부위에서 새로운 암이 생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 환자 역시 첫 수술 5년 뒤 한 차례 재발해 경동맥 화학 색전술(TACE)을 받은 이력이 있다. 당시 치료 경과는 좋았으나, 이후 개인 사정상 정기 추적관찰이 중단됐고, 그 사이에 다시 암이 자란 것이다. 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므로 정기검사를 거르는 순간, 재발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도 함께 사라진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다행히 이 환자의 재발은 이른 단계에서 발견되어 곧바로 재절제 수술을 시행했다. 다만, 처음 수술한 부위 근처를 다시 절제하는 만큼 난도가 매우 높았다. 이전 수술에 의한 장기 유착과 변형된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해 절제 범위와 접근법을 세밀하게 계획해야 했다. 수술은 합병증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병리조직검사 결과, 암이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간암이 재발했을 때 치료법은 재발 위치와 크기, 남은 간 기능에 따라 수술, 간이식, 고주파 열치료, 색전술, 방사선 치료 등 다양하다. 이 중 완벽하게 절제할 수 있는 상태라면 재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재수술은 유착 박리와 잔여 간 기능 평가 등 고려할 변수가 훨씬 많아 정교한 판단과 숙련된 술기가 필요하다. 무리하게 접근했다가는 출혈이나 담즙 누출 같은 합병증 발생을 야기할 수 있어 수술 전 면밀한 영상검사 검토와 고도의 정밀한 계획이 필수이다.
수술 후 관리 역시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 이 환자는 주 단위로 경과를 관찰하며 2주간의 입원 치료 후 건강하게 퇴원했다. 현재는 3개월 간격으로 CT 촬영과 혈액검사를 받으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간암은 단 한 번의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후속 관리가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해부학적 구조가 바뀐 상태에서의 간 재수술은 난도가 아주 높아 무엇보다 임상 경험이 중요하다. 필자 역시 양산부산대병원 간센터장을 지내며 오랜 기간 수많은 간이식과 간담췌 수술을 집도하며 축적한 노하우가 있었기에 이번 재수술에서도 변형된 장기 구조를 신속히 파악하고 안전하게 절제를 마칠 수 있었다. 고난도 수술일수록 의료진의 세심한 접근과 풍부한 경험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열쇠가 된다.
간암 진단이나 재발 소식을 접하면 누구나 두려움에 휩싸인다. 하지만 재발했다고 해서 치료의 길이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첫 수술 이후에도 정기검사를 거르지 않는 것, 그리고 재발이 확인됐을 때 지체 없이 전문 의료진을 찾아 최적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