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풀 꺾이면 부모님과 가까운 공원이라도 걷고 싶어진다. 함께 나선 길에서 돌아보니 부모님이 몇 걸음 뒤에 계신다. 예전보다 걸음이 느려졌다고 나이 탓만 할 일은 아니다. 발의 통증이나 균형 문제, 맞지 않는 신발이 걷는 데 불편을 줄 수 있다. 많이 걸으시라 권하기 전에 신발부터 한번 살펴보자.
나이가 들수록 엄지발가락이 휘거나 다른 발가락이 굽는 등 발 모양의 변화가 흔해진다. 신발을 사드릴 때 “편하세요?”라는 질문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녀가 골라준 것이니 괜찮다 하실 수도 있다. 말씀을 듣되, 신발 속 발가락 공간과 걸을 때의 모습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푹신한 쿠션은 충격과 압박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푹신하다고 발을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것은 아니다.
발가락을 누르지 않는 공간, 발을 잡아주는 구조, 적절한 완충을 함께 살펴야 한다.
먼저 앞코를 보자. 발볼이 넓어도 앞코가 좁거나 낮으면 발가락이 눌린다. 신발 안에서 발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폭과 높이가 필요하다. 선 상태에서 가장 긴 발가락 끝과 신발 앞쪽 사이에는 약 1㎝의 여유를 둔다. 양발의 길이와 폭을 재고 양쪽 신발을 모두 신어보자.
다음은 밑창이다. 일반적인 산책용 신발의 앞부분은 걸을 때 발가락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유연한지 살핀다. 중간 부분은 쉽게 반으로 접히거나 심하게 비틀리지 않는지 확인한다. 뒤꿈치를 감싸는 부분이 쉽게 주저앉지 않는지, 끈이나 벨크로로 발등을 고정할 수 있는지도 확인한다. 다만 발의 질환과 상태에 따라 필요한 밑창의 유연성은 달라진다.
신발은 직접 신고 걸어보자.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고르지는 말자. 걸을 때 뒤꿈치가 벗겨지거나 발이 신발 안에서 밀리지 않는지 본다. 부모님의 양쪽 신발의 밑창을 비교하자. 한쪽이 유난히 닳아 신발이 기울어졌다면 신발의 교체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좋다.
신발을 바꾼다고 느려진 걸음의 원인이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통증이 계속되거나 자주 휘청거린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가을에는 부모님의 걸음에 맞춰 나란히 걸어보자. “편하다”는 말씀만으로 알 수 없었던 불편이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