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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수 웰니스병원 원장이 치루 환자의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
- 단순 증상엔 치루절개술 적합
- 괄약근 지나갈 땐 보존·복원술
- 오래 참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항문 옆에 종기처럼 무언가 생겨 붓고 아프더니 어느 날 고름이 터진다. 고름이 빠지고 나면 통증도 줄어 ‘이제 다 나았나 보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몇 주나 몇 달 뒤 같은 자리가 다시 붓고 터진다면 단순한 종기가 아닐 수 있다. 항문 주변 작은 구멍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계속 나오거나, 속옷에 분비물이 자주 묻을 때도 ‘치루’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치핵 치열 치루를 모두 ‘치질’로 부르지만, 서로 다른 병이다. 치핵은 항문 안쪽 조직이 늘어나 피가 나거나 밖으로 빠지는 질환이고, 치열은 배변할 때 항문 입구가 찢어지는 질환이다. 치루는 쉽게 말해 항문 안쪽과 바깥 피부 사이에 원래 없어야 할 ‘길’이 생긴 병이다. 김병수 웰니스병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치루의 치료법 등에 관해 알아본다.
■ 치루, 항문 안과 밖 사이 생긴 ‘길’
치루를 오래 두면 같은 부위에서 염증이 반복되고, 처음에는 단순했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거나 더 깊어질 수도 있다. 김병수 원장은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가 ‘고름이 터졌으니 다 나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통증이 사라진 것과 치루가 치료된 것은 다르므로 반복되는 붓기나 고름은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루 수술에서 의사가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항문괄약근이다. 괄약근은 평소 가스와 변을 참을 수 있도록 항문을 조여주는 근육이다. 그런데 치루 길의 위치와 깊이는 환자마다 모두 다르다. 어떤 사람은 피부 가까이에 얕게 생기고, 어떤 사람은 괄약근을 지나 깊숙하게 이어진다. 김 원장은 “치루 길이 괄약근을 얼마나 지나는지를 확인한 뒤 그 환자에 맞는 수술방법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루 수술은 ‘치루절개술’이다. 이름은 어렵지만, 방법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치루를 피부 아래에 생긴 작은 터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치루절개술은 이 터널의 윗부분을 열어 안쪽의 염증 조직을 정리하고, 상처가 바닥부터 새살이 나면서 아물게 하는 수술이다.
다음은 LIFT(괄약근간 누관 결찰술)다.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항문에는 안쪽과 바깥쪽에 괄약근이 있는데, 이 두 근육 사이로 접근해 치루가 지나가는 길을 찾아 묶고 차단하는 수술이다. 쉽게 말하면 치루라는 터널 전체를 크게 열기보다 문제가 되는 연결 통로를 찾아 막는 방법이다. 김 원장은 “LIFT는 괄약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치루를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특히 치루길이 괄약근을 지나가는 경우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이지만, 모든 치루에 LIFT가 맞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 FIPS(치루절개술 후 일차 괄약근 성형술)가 있다. 치루 길을 열어 염증이 생긴 부분을 치료한 뒤 수술 과정에서 나뉜 괄약근을 다시 이어주는 수술이다. 치루는 충분히 치료하면서 항문 기능에 중요한 괄약근은 다시 복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 “오래 참지 말고 정확한 진단 우선”
이 세 가지 수술법을 정리하자면, 먼저 치루절개술은 치루라는 ‘터널을 열어 안쪽부터 아물게 하는 방법’이다. 길이 얕고 단순할 때 주로 생각할 수 있다. LIFT는 ‘터널 전체를 열지 않고 괄약근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길을 찾아 막는 방법’이다. 괄약근을 최대한 지키는 데 초점을 둔다. FIPS는 ‘치루 길을 열어 치료한 뒤 그 과정에서 나뉜 괄약근을 다시 이어주는 방법’이다. 결국, 세 수술의 차이는 치루길이 어디로 지나가고, 괄약근을 얼마나 건드리는지에 따라 다르다.
치루 수술을 앞둔 환자가 많이 걱정하는 것은 두 가지다. ‘수술하고 또 생기지 않을까’, ‘수술 뒤에 가스나 변을 참는 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등이다. 치루 치료에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같은 치루라는 진단을 받아도 모든 환자가 같은 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단순하고 얕은 치루에는 치루절개술이 적합할 수 있고, 괄약근을 지나가는 치루에는 LIFT와 같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치루를 치료한 뒤 괄약근을 다시 복원하는 FIPS를 선택하기도 한다.
환자가 어려운 수술 이름을 모두 알아둘 필요는 없다. 다만, ‘내 치루 길은 어디에 있는지’, ‘괄약근을 얼마나 지나고 있는지’, ‘왜 이 수술을 선택하는지’에 관해 충분히 설명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방법을 정할 때는 치루를 없애는 것만큼 수술 후 항문 기능을 어떻게 지킬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김 원장은 “항문이라는 부위가 부끄럽다는 이유로 병원 방문을 미루는 이가 많다. 작은 종기처럼 시작했더라도 붓고 터지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진물과 고름이 계속 나온다면 오래 참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치루 수술은 치루 길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생길 가능성을 줄이고, 수술 뒤환자가 정상적인 항문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까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24년 나이대별 치질 환자 수 분포 (단위 : 명) |
9세 이하 |
2602 |
10대 |
1만4602 |
20대 |
7만8424 |
30대 |
10만9004 |
40대 |
10만6431 |
50대 |
11만2685 |
60대 |
10만2680 |
70대 |
5만7550 |
80세 이상 |
2만5786 |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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