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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물질 정화, 조류(藻類)가 한몫

  •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1-04-06 20:22:5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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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스테리움모닐리페룸

- 방사성 동위원소인 스트론튬-90을 결정화, 흡수과정 빨라 장점

# 슈도모나스 플루오르슨스

- 수은·카드뮴 같은 중금속 흡착 제거, 저비용·2차오염 방지

# 녹농균 일종 'NY3'

- 원유 오염물질 없애는 생물 계면활성제 생성, 독성없고 자연적 분해

물속 생태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조류(藻類)는 바이오연료나 신약의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연구자들은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같은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를 정화하는데도 조류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육안으로는 보기도 어려운 조류나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들이 방사성 물질 유출이나 원유 유출, 중금속 오염 등을 정화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 흡수해 결정화

현미경을 사용해야 제대로 모양을 구분할 수 있는 작은 조류들이 방사성 물질과 같은 환경오염물질 제거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진은 민물이나 바닷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류의 모습.
미국 노스웨스턴대 미나 크레시 교수 연구팀은 클로스테리움모닐리페룸이라는 조류가 방사성 동위원소인 스트론튬-90을 결정화한다는 것을 발견해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스트론튬-90은 옛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 때 다량이 대기 중으로 방출됐다. 스트론튬-90이 특별히 인체에 해로운 것은 칼슘과 특성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스트론튬과 칼슘은 원소주기율표에서 같은 족에 속해 인체의 생물학적 반응은 이 둘을 쉽게 구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칼슘이 들어 있는 우유나 뼈, 골수, 혈액 등에서 칼슘을 대체해 축적되며 뼈에 쌓여 골수암을 일으킬 수 있다.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 때는 보통 인체에 해가 없는 칼슘이 스트론튬보다 10억 배 이상 많이 방출된다. 이로 인해 칼슘에서 스트론튬을 분리해 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연구팀은 이 조류가 물에서 스트론튬을 제거해 액포에 결정 구조로 축적하는 것을 발견했다.

클로스테리움모닐리페룸은 칼슘, 스트론튬과 같은 족 원소인 바륨을 주로 모으는데 이 과정에서 스트론튬을 같이 분리해 액포에 축적한다. 연구팀은 바륨과 스트론튬이 조류의 액포에 풍부한 황산염 용액에서 다른 원소에 비해 용해성이 낮아 결정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시 교수는 "액포의 황산염 환경이 액포 내에 들어오는 바륨과 스트론튬을 결정 구조로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류가 사는 환경에 바륨의 양을 늘리면 스트론튬 흡수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 때 주변 환경에 바륨을 풍부하게 공급하면 스트론튬 흡수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에서는 스트론튬 흡수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돼 대략 30분~1시간에 결정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카드뮴 등 중금속 제거

클로스테리움모닐리페룸이 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을 흡수해 결정화하는 모습.
조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생물이 환경오염물질을 제거한다. 2008년 경상대 윤성철 교수팀은 중금속 오염을 완화하는 미생물의 존재와 기능을 밝혀냈다. 슈도모나스 플루오르슨스 BM07로 불리는 이 미생물은 섭씨 1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생물 고분자를 세포 밖으로 분비하는데 이 생물 고분자가 수은이나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을 흡착해 제거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물속의 중금속을 제거하는 데는 화학침전이나 전기화학적처리 등 화학공정을 주로 이용했다. 하지만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2차 오염을 유발한다. 이 미생물을 사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중금속을 제거하며 2차 오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미생물은 차가운 곳을 좋아해 겨울철에 오염된 강이나 호수, 지하수의 수질정화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유 오염물질 없애는 박테리아

녹농류 박테리아
지난해 미국과 중국 연구팀은 원유 유출 사고 때 발생하는 가장 해로운 오염물질 중 하나인 다환성방향족탄화수소(PAHs)를 제거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해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이 박테리아는 독성이 없으면서 PAHs를 분해하는 생물 계면활성제인 람노피리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PAHs는 광범위한 독성을 지니며 암을 일으키고 돌연변이 발생률을 높이는 물질로 원유 유출 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물질이기도 하다.

'NY3'으로 불리는 이 박테리아는 녹농균의 일종으로 토양이 석유로 오염된 중국 산시성에서 찾아냈다. 이 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생물 계면활성제는 보통 석유에서 얻을 수 있는 화학적 계면활성제와는 달리 독성이 없고 자연적으로 분해된다. 이 박테리아는 실험실에서 쉽게 배양할 수 있고 리터당 12g의 람노피리드를 만들어내 생산성이 높아 상업화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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