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우드 서비스 본격화 발맞춰
- 이통사들 5G와 접목 신규사업
- 가상현실 게임 단말과 이용료
- 구독료 형태로 받고 대중화 나서
- 애플, TV·뉴스·잡지를 한 번에
- 기아차는 여러 차 바꿔가며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하면서 이에 기반한 ‘구독 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전 산업에 확산하고 있다. 구독(Subscription)은 원래 각 가정에서 일정 기간에 일정 금액을 내고 신문이나 우유를 받는 행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온라인 콘텐츠나 서비스를 일정 기간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개념이 확장됐다.
| |  |
| KT 모델들이 4K 초고화질을 활용한 ‘KT 슈퍼VR’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전용 HMD를 쓰고 5G 클라우드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각사 제공 |
클라우드 서비스가 본격화하면서 온라인 콘텐츠를 구입해 자기 컴퓨터나 단말기에 저장하지 않는 대신, 스트리밍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향도 늘었다. 이에 착안한 온라인 사업자는 클라우드와 스트리밍을 활용한 구독 모델을 구체화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데이터를 가상 공간과 같은 서버에 저장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로 언제든 접속해 이용하는 것이다. 스트리밍(Streaming)은 음성이나 영상 콘텐츠를 단말기에 저장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술이다. 글로벌 콘텐츠 스트리밍으로 성공한 넷플릭스가 지난해 말 국내에 진출해 안착했다. 이어 애플은 게임이나 뉴스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온라인 구독하도록 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여러 국내 IT 기업도 클라우드를 활용하거나 5세대(5G) 이동통신을 앞세워 VR(가상현실) 같은 신규 콘텐츠 사업에 착수했다.
■국내 통신업체도 구독 서비스
VR 콘텐츠를 소비자가 구매하려면 가격 부담이 크고 이를 활용하는 단말기(노트북 데스크톱) 사양이 좋아야 한다.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기업은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받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구독 모델이 인기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1980~2000년 출생한 세대)는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하므로 앞으로는 온라인 구독 경제 모델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글로벌 구독 경제 시장 규모가 2015년 약 4200억 달러(한화 492조 원)에서 내년에는 약 5300억 달러(620조 원, 지난 3일 원/달러 환율 기준)로 성장한다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VR 게임 모델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VR 게임을 이용할 때 필요한 단말과 이용료를 합산해 일정 기간(예컨대 2, 3년) 약정을 하고 구독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VR 게임은 HMD 단말 성능에 많이 의존하지만 5G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단말 성능에 관계없이 저사양 기기에서도 고품질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HMD(Head Mounted Display)는 VR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해 머리에 안경처럼 착용하는 휴대용 기기다.
LG유플러스는 롯데월드, 카카오VX와 협업해 아리조나션샤인 카운터파이트 등 VR콘솔 게임(휴대용 기기로 조작함) 10여 종을 1차로 제공하고 다음 달까지 20여 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4K 초고화질의 개인형 실감미디어 서비스인 ‘슈퍼 VR’을 출시하면서 VR 단말기와 월정액 요금제를 혼합한 모델을 제시했다. 6개월간 구독료 매월 8800원을 내면 VR 단말기는 45만 원에 구입하는 방식이다.
애플은 지난 3월 TV 스트리밍 서비스인 ‘TV+’, 뉴스와 잡지를 한꺼번에 구독하는 ‘뉴스+’,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하드웨어 경쟁이 아니라 넷플릭스와 콘텐츠 ‘구독 서비스 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이었다. 유튜브는 ‘Youtube Red’를 출시해 광고 없는 유료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 가운데 월 8만5000~13만 원에 이르는 무제한 요금제는 구독료 개념이다.
이러한 구독 모델은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의 ‘자동차 구독’으로 이어진다. 기아자동차는 한 달에 129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불하고 K9, 스팅어,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대상으로 한 달에 한 번 바꿔 탈 수 있고 니로 EV(전기차)를 한 달에 한 번 72시간 대여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서울지역에 한정)을 지난달 17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면 서비스 지역과 차종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마니아라면 구독
‘일정 금액으로 콘텐츠 무제한 사용’을 골자로 하는 구독 서비스는 마니아층에게 매우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비용을 한꺼번에 많이 내지 않고도 이용 횟수나 이용량에 제한받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콘텐츠나 서비스를 많이 이용할 필요가 없는 소비자가 다소 적은 비용에 주목해 구독 서비스를 한다면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VR 게임을 구독 개념으로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5G 요금을 한 달에 최소 8만5000원을 내야 하고 거기에 스마트폰 단말기 대금, 게임 구독료를 합산하면 월 15만 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한 세대당 2인이 이렇게 한다면 월 30만 원, 3인이라면 월 45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단말 배터리는 장시간 이용이 불가능하고 발열 현상도 있을 수 있어 제약이 많다. 게다가 AI 스피커,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미디어 콘텐츠 이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각종 구독료를 합산하면 그 부담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각 통신업체가 구독료 자동이체, 장기간 약정을 권하는 것은 구독료를 내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