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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자이’ 지상강연 <4> 미니빅뱅과 물질의 근원

우주 근원에 관한 호기심으로 인류문명 확장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26 19:40:4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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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표준모형’ 밝혀냈지만
- 암흑물질 등 여전히 수수께끼
- 과학적 탐구가 생각 지평 넓혀

하늘이 도는 게 아니라, 땅이 도는 거라고 배워서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누구나 자기중심의 세계에 살고 있게 마련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무려 138억 년 동안이나 무수히 많은 별과 달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오묘한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일상과 무슨 상관이랴. 그럼에도 인류가 오늘날의 눈부신 인류문명을 꽃피우기까지, 도대체 전기나 불조차 없던 까마득한 시절에 동물과 같았던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모든 역사는 밤하늘에서 시작됐다. 각종 도구들과 불, 문자의 발견 등 비약적인 발전 훨씬 이전에, 밤만 되면 머리 위에서 환상적으로 무수히 빛나던 별들. 덕분에 최초의 상상력이, 최초의 이야기가, 최초의 생각들이 시작됐다. 같은 일상의 반복인 듯 보이지만 미세하게 변하는 태양의 고도에 따라 더위와 추위가 찾아왔고, 달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바닷물의 높이가 달라졌다. 불현듯 흐르는 유성, 상대적으로 위치가 많이 변하는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 떠돌이별들 (행성)과 마치 붙박여있는 듯 밤하늘과 같이 돌아가는 무수한 대다수의 붙박이별들 (항성), 여름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얼룩과 같은 은하수. 밤마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별들을 따라 별자리를 만들고 우린 각자의 운명을 점쳤다.

과학적 진리란 도대체 무엇일까? 바로 이런 상상이 과학의 시작이다. 그럴싸한 전제와 배경이 등장하고, 적절한 설명이 덧붙여지고, 심지어 예언까지 하게 되면 그것을 과학적 이론이라고 한다. 그 이론은 현재 일어나고 있거나 미래에 벌어질 현상을 적절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타당한 이유와 원리를 통해 전혀 달라 보이는 현상에도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 현상이 일어날 때마다 각각의 경우를 상정하여 이야기를 만들 수는 있으나, 여러 가지 현상을 하나의 원리로 일관적으로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의 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최초로 상상한 이른바 ‘천동설’이 전자의 경우라면, 16세기에 이르러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돼 뉴턴이 ‘원리(프린키피아)’로 발전시킨 ‘지동설’은 후자에 해당한다. 그래서 과학적 진리를 탐구하는 일은 더욱더 근원적인 원인을 끊임없이 질문하고 검증해가는 절대 끝나지 않는 지난한 노정이다.

우주가 무엇으로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인류가 이제까지 과학적으로 밝혀낸 모델을 ‘표준모형 (standard model·사진)’이라고 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우주의 모든 것들은 궁극적으로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점입자인 6개의 쿼크와 6개의 경입자 및 각각의 반입자들이 있으며, 궁극적으로 4개의 상호작용 (중력,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을 통해 우주를 구성한다. 모든 공간은 사실상 텅 비어 있고 단지 점과 같은 기본입자들의 상호작용 범위를 의미하며, 시간은 이 상호작용의 변화다. 궁극적으로 빅뱅(에너지가 물질-반물질로 최초로 바뀐 사건)을 통해 물질이 생겨나면서 시간과 공간도 시작됐고, 우리가 오감으로 느끼고 있는 삼라만상은 결국 전자들과의 상호작용이다. 하지만 여전히 표준모형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중력을 비롯해 암흑물질, 다차원, 반물질의 행방 등 여전히 많은 수수께끼가 있으며, 여전히 궁극적인 근원과 그 과정을 찾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기초과학은 인류의 궁극적인 호기심과 우주를 연구하는 분야로서 우리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나, 인류문명을 선도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개념과 생각의 지평을 넓혀왔다. 또한 그 부산물로서 우리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월드와이드웹 (WWW) 과 클라우드-컴퓨팅 같은 산업과 기술을 낳았다. 우리나라도 응용과학을 통해 경제적으로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하나, 기초과학적인 측면에서는 중이온가속기와 같은 기초인프라 확충이 최근에서야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 유인권 부산대 교수·물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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