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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칼럼] 아이들 소란민폐, 부모들이 문제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11-18 18:45:4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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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모처럼 외식을 했다. 식당에 들어서자 명랑한 꼬마들의 목소리가 시끌시끌 들려온다. 빈자리가 눈에 띄어 앉으려는데 식당 주인이 다가와 옆의 장소로 안내한다. "이 쪽으로 오세요. 그 쪽은 놀이방 근처라 시끄러우실 거예요. 요즘 애들이 너무 돌아다녀서요."

조용한 자리에 안내받고 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 함께 외식하던 일이 생생하게 지나간다. 재잘재잘 명랑한 아이들을 미워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마는 명랑함이 지나치면 민폐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아이를 그렇게 내버려두는 부모들이다.

아이가 어렸을 때 우리 부부는 외식을 할 때마다 오붓이 마주 앉아 밥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외식할 때 남편과 나는 교대로 밥을 먹었다. 한쪽이 밥을 먹으면 다른 한쪽은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가거나 자리에 데리고 앉아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하며 놀아줘야 했다. 집중력이 그리 길지 않은 아이들이란 인내심 또한 짧다.

작은 아이가 8개월 무렵 비행기를 탔는데 아이는 비행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자지러지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비행기 문이 닫혔으니 도로 내릴 수도 없는 일이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40분 이상 날아가야 하는데 눈치가 보여 눈물이 났다. 비행기가 안정궤도에 진입하기가 무섭게 비행기 앞쪽으로 나가 서서 아이를 달랬다. 바짝바짝 타들어가던 속앓이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승무원들은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왔고 주위 분들도 배려심 있게 아이를 걱정해줬지만 난처함이 도를 넘으니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나의 모습에 누구도 짜증을 내지 못했던 것 같다. 이후 나는 아기를 데리고 절대로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차라리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예닐곱 번씩 쉬어가며 몇 시간을 지체하더라도 승용차를 이용했다. 적어도 남에게 폐는 끼치지 않으니 말이다.

애들은 애들이니까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겠지만 야단도 치지 않고 제재도 하지 않고 흡사 아이의 당연한 권리처럼 여기는 무례한 부모들의 모습에는 솔직히 화가 난다. 공공장소에서 무례하게 뛰어다니는 아이 때문에 항의를 받은 부모가 "너도 아이 낳아 봐!"라고 되레 소리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아이를 낳아 본 모든 부모가 항의를 받는 것은 아니니 정작 문제는 아이를 그렇게 내버려두는 그 부모일 것이다. 정당한 권리란 불편한 의무를 감수했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것이다.

유정임 FM 90.5 부산영어방송 편성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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