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추기름 들어간 짠슬을 얹은
- 짭조름 매콤 간장맛의 오향장육
- 대만 두반장과 막걸리로 숙성한
- 뒷맛 깔끔한 칠리새우도 인기
- 자연스러운 매운맛 짜장면과
- 차돌박이 짬뽕도 빠질 수 없어
중국 요리는 인기가 높지만 느끼한 탓에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적잖다. 볶거나 튀기는 조리법이 대부분이라 그럴 수밖에 없다. 대안은 매콤함. 매운맛을 더하면 느끼함은 사라지고 자꾸 젓가락질을 하게 되는 중독성이 생긴다. 알싸한 매운맛을 더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중국 요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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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기름을 넣은 짠슬로 매콤함을 더한 오향장육. |
요리를 선보일 음식점은 광안리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부산 수영구 광안동 '메이친'. 이 음식점의 모토는 '요리와 재료는 고급스럽게, 가격은 적절하게'. 실내도 깔끔하게 꾸며 가족 모임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로도 모자람이 없다. 중국 요리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것이 이 음식점의 매력이다.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오향장육부터 맛봤다. 오향장육은 5가지 향을 내는 간장에 돼지고기를 졸여 얇게 썰어낸 요리다. 회향, 산초, 정향, 진피, 팔각 등 다섯 가지 향신료가 들어가 오향장육이다. 삶은 돼지고기를 얇게 썰고 그 위에 오이와 짠슬 등을 곁들여 먹는다. 짠슬은 오향장육을 삶는 과정에서 양념이 졸아들면서 생기는 묵 같은 것이다. 대개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서 고기 위에 올려준다. 보통 오향장육은 특유의 향과 짭조름한 간장맛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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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돌박이를 넣은 구수한 국물이 일품인 차돌박이 짬뽕. |
식탁에 막 오른 메이친의 오향장육은 고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가늘게 채 썬 파가 고기를 뒤덮고 있다. 그 위로 붉은 색의 짠슬이 보인다. 고추기름을 넣어 매운 맛과 향기를 내므로 짠슬도 붉은 색을 띤다. 그리고 정형화된 모양 없이 으깨진 형태로 고기 위에 올려져 있다. 접시 바닥에는 간장소스가 자작하게 부어져 있다.
돼지고기 사태 부위를 삶는 물에 오향을 넣는 대신 간장소스에는 향신료를 넣지 않았다. 향신료의 맛이 너무 진해지는 것을 우려해서다. 그 대신 간장은 진간장과 국간장을 섞고 설탕을 넣은 뒤 감칠맛을 극대화하는 굴소스까지 첨가해 볶아서 숙성시켜 쓴다. 그래서인지 짠맛이 강하지 않고 입에 착 감긴다.
또 색다른 점은 파채다. 가늘게 썬 파채는 고기 속 오향과도 잘 어울리고, 알싸한 맛으로 삶은 고기의 누린내도 없애준다. 고기 한 점에 파채와 오이를 올리고 바닥의 간장 소스에 담갔다 먹으면 향긋한 파향에 오이가 아삭하고 고기는 부드러워 잘 어울린다. 고추기름이 들어간 짠슬이 매운맛까지 얹어줘 다 먹고 나도 고기를 먹은 느끼함이 없다.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인 칭다오 맥주와도 좋고 고량주 같은 독주와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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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두반장과 막걸리를 숙성한 소스로 만든 칠리새우. |
칠리새우의 소스도 좀 다르다. 매콤하면서 시큼한데 자극적이지 않다. 토마토 케첩을 기본으로 대만 두반장과 막걸리를 넣어 저온에서 3일간 숙성한다. 하동우 대표는 "대만 두반장은 중국 본토의 것과는 달리 좀 더 맛이 부드럽고 덜 짜다"고 했다. 칠리 소스의 부드러운 매콤함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새우를 감싼 튀김옷도 좀 다르다. 감자 전분만 물에 타서 그릇에 두면 아래로 전분이 가라앉고 위는 맑은 물이 생긴다. 이 물은 따라내고 가라앉은 전분만 새우에 묻혀 튀겼다.
이 물전분은 보통 탕수육을 만들 때 튀김옷으로도 많이 쓴다. 첫맛은 바삭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튀김옷이 소스를 빨아들여 찹쌀처럼 쫀득해진다. 양념도 더 잘 배 속의 탱글탱글한 새우와 쫄깃하고 폭신한 튀김옷이 입속에서 재미있게 섞인다. 매운 짜장면도 빼놓기는 아깝다. 어떤 가게에서는 인공 조미료인 캡사이신을 넣어 화끈하게 매운 맛을 살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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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매운 고추로 화끈한 맛을 살린 매운 짜장면. |
하지만 하 대표는 "저희는 인공적인 매운맛보다는 청양고추와 태국 매운고추를 써서 자연스럽게 매운맛을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면도 하루 정도 미리 숙성해서 쫄깃하지만 부드러운 맛을 잘 살렸다. 면 사이사이에 숙주와 부추도 있어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도 좋다. 짜장면의 느끼함은 전혀 없고 고소하면서도 화끈하다.
주방 식구들끼리 만들어먹다가 반응이 좋아 정식 메뉴로 만들어진 차돌박이 짬뽕도 인기다. 차돌박이 특유의 기름이 국물에 스며 있어 구수하면서도 든든하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