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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자유로운 스페인의 맛이 입 안에 쏙~ 들어왔다

부전동 '클램'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7-02-01 19:03:26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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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핑거푸드 타파스 등
- 스페인 요리 쉽게 즐기는 곳
- 오믈렛·딕셸 등 한 입에 넣어
- 샹그리아 곁들이면 환상궁합

- 유럽에서 경력 쌓은 셰프들
- 북부도시 돌며 메뉴 만들어

아직 부산에는 스페인 요리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몇 곳 안 된다. 생소하면 다가가기가 어려운데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편안한 요리들로 스페인의 맛을 알리는 공간이 있다. 스페인에선 타파스라는 단어를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식사 또는 음식을 뜻한다. 한국에선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요리인 핑거푸드로 알려져 있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타파스바 클램(051-817-1112)에선 부담 없는 음식으로 스페인을 만날 수 있다.

   
모둠 타파스는 다양한 스페인의 맛을 한 접시에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클램에서는 다양한 타파스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모둠 타파스로 시작하는 게 좋다. 원형의 달걀말이 같은 스페인식 오믈렛으로 부드럽게 시작해서 바삭하게 구운 바게트 위에 올려진 딕셸로 마무리한다. 딕셸은 양송이버섯을 아주 잘게 다지고 볶아서 감칠맛을 끌어올린 것으로 마치 다진 고기 볶음 같은 풍미다. 하지만 고기의 느끼함은 전혀 없이 버섯의 향긋함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한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어야 제맛이다. 여기에 상큼한 샹그리아 한 모금이면 입 속이 깔끔해져 다음 요리를 맛볼 준비를 하게 된다. 샹그리아는 레드와인에 오렌지 사과 레몬 계피 등을 넣어 24시간 숙성한 음료다. 와인보다는 훨씬 알코올 도수가 낮아 시원하게 해서 마시면 갈증이 가시고 요리와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타파스에 이어 고기가 진리라고 생각하는 기자의 입맛에 가장 맛있었던 건 이베리코 돼지를 활용한 요리였다. 이베리코 돼지는 도토리를 먹여서 키운 것으로 필수지방산인 올레인산이 풍부하다. 한국에서 흔히 먹는 돼지고기보다는 더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돼지고기는 완전히 다 익혀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베리코 돼지는 핑크빛이 도는 정도인 미디엄도 충분하다고.

   
카토펠른을 곁들인 이베리코 항정살 구이
클램에선 이 돼지고기를 수비드로 요리했다. '수비드'는 재료를 밀봉한 뒤 뜨거운 물에 넣고 오랜 시간 익혀서 아주 부드러운 식감을 내게 하는 조리법이다. 보통은 하루나 이틀 정도 넣어 두는데 구성민 셰프는 58도로 1시간만 수비드로 조리한 뒤 팬에서 표면을 한 번 더 익혀낸다. 이렇게 하면 표면에 바삭한 느낌과 구워지면서 만들어진 향기가 더해져 풍미와 씹는 맛을 더할 수 있다. 수비드한 요리의 특징인 혀로 으깨도 될 정도의 부드러운 식감 대신 표면은 쫄깃하게 씹히되 속살은 부드러운 느낌을 지켜낸 거다. 돼지고기 아래에는 양배추와 양파 등을 넣어 되직하게 끓여낸 독일식 스튜인 카토펠른과 겨자 소스가 깔렸다. 부드러운 감자와 익히면 단맛이 생기는 양배추에 상큼한 겨자 소스가 더해져 어느새 접시를 비우게 된다.

하윤수 셰프는 이 고기의 익힘 정도를 '로제(장밋빛)'라고 표현하면서 이베리코 돼지 특유의 향이 잘 살아 있다고 했다. 이베리코 돼지의 다리를 공기 중에서 건조, 숙성해 만드는 생햄이 하몽이다. 이 하몽은 잘 익은 멜론 위에 얇게 저며 한 점 얹어서 먹으면 달고 짠 맛이 서로를 북돋워 줘서 더 달고 향긋하게 느껴지는 멜론 맛을 볼 수 있다.

   
파에야는 해물과 밥을 빵에 올린 뒤 상큼한 샹그리아와 함께하면 더욱 맛있다.
납작한 팬에 나오는 발렌시아식 해산물 파에야는 한국식 표현으로는 해물 밥이다. 하지만 이 요리는 우리가 밥을 먹듯 먹기보다는 빵에 올려서 먹거나 다른 요리에 곁들여 먹어야 한다. 한국인에게 쌀은 주식이지만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주식인 빵과 함께 먹는 요리의 재료이기 때문에 간이 꽤 세다. 현지보다는 간을 약하게 했지만 식사용으로 밥을 먹듯이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주당은 밥 안주를 즐기는 법. 상큼한 샹그리아와 곁들이면 어느새 프라이팬 바닥을 긁게 된다.

안주로 정말 잘 어울리겠다 싶은 요리는 새우로 만든 감바스 알 아히요다. 새우 머리를 모아 구운 뒤 육수를 내면 아주 진하고 단맛이 돌게 된다. 여기에 올리브유를 자작하게 붓고 매운 마른 고추와 마늘 새우를 넣고 끓여낸 요리다. 기름 안에 새우가 들어가 있어 느끼해서 어쩌지 하는 걱정은 기우다. 팬에 살짝 구워 넣은 새우는 탱글탱글하고 육수가 섞인 올리브유에 바게트를 찍어 먹으면 고소하면서 화끈하게 칼칼하다. 절로 맥주나 샹그리아를 크게 몇 모금씩 마시게 되는 마성의 안주다.

   
클램 내부
클램 벽에는 타일로 된 장식물이 붙어 있는데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서 표지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제주의 올레길에 말 모양의 간세가 표지판인 것처럼 조개껍데기 모양인 이것이 산티아고 길의 표지판이다. 클램이란 단어가 조개를 뜻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해 레스토랑의 상징이 됐다. 강병만 대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실력을 쌓은 셰프들과 함께 스페인 북부도시 산세바스티안의 타파스 바와 레스토랑을 돌며 메뉴를 만들었다"며 "그곳의 자유로움과 새로운 맛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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