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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게 먹방 여행은 강구항 '윗동네' 어떨까요

'원조' 영덕대게 고장 차유마을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7-02-08 18:53:2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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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게 하면 떠오르는 강구항
- 구룡포·울진 등 집산지 역할
- 선주가 직접 잡는 영덕대게
- 차유마을서 맛볼 수 있어

- 줄줄이 늘어선 찜통 풍경 없고
- 가정집서 갓 쪄내 손님 대접

- 배불리 먹고 블루로드 산책
- 해맞이공원·죽도산 전망대
- 신돌석 장군 유적지도 볼 만

대게 하면 경북 영덕을 떠올린다. 그런데 영덕대게도 원조마을이 따로 있단다. 한때 영덕의 강구항 축산항뿐 아니라 인근 포항 울진까지도 '원조' 타이틀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최상의 품질을 인정받고 옛 문헌의 고증까지 받은 영덕군 축산면 차유마을(경정2리)이 원조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 이것이 진짜배기 영덕대게의 맛- 영덕대게 원조마을인 영덕군 축산면 차유마을의 용진호 선주 집에서 찜통에 쪄낸 영덕대게.
대게 하면 떠오르는 강구항은 영덕대게뿐 아니라 홍게 구룡포대게 울진대게까지 아우르는 집산지 성격이 강하고 차유마을은 말 그대로 영덕대게 원산지로 보면 된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원조 영덕대게 마을을 찾았다. 7번 국도를 따라 펼쳐지는 영덕의 매력에 풍덩 빠져들 준비가 됐다면 따라만 오시라.

■고려시대 문헌에도 전해진 맛

   
영덕에서도 축산면 차유마을(경정2리)이 원조 영덕대게 마을로 손꼽히는 이유는 뭘까. 일단 영덕군 해역 중에서도 강구항과 축산항 사이의 해역 3마일에서 잡힌 대게가 품질이 뛰어난데 그중에서도 차유마을 앞 수심 200m 이내 바다에서 잡힌 대게가 최고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고려 29대 충목왕 2년(1345)에 초대 영해부사 정방필이 부임해 영덕대게 산지인 이 마을을 찾기 위해 재를 넘는 수고를 마다치 않았다고 한다. 당시 영해부사가 수레를 타고 고개를 넘어왔다고 해서 마을 이름을 '차유'(수레가 머물렀다)라 지었다. 특히 이 마을에서 잡은 게의 다리가 인근 죽도산의 대나무와 같다고 해서 처음으로 대게(죽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영덕군이 발간한 영덕대게백서는 '동해안의 크고 작은 다른 포구에서도 게가 잡히지만 이곳(차유마을)에서 잡힌 대게 맛을 따를 수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마을로 들어서니 원조 영덕대게 마을임을 알리는 표석이 있다. 표석 뒤 에메랄드빛 바다가 얼마나 깨끗한지 바닥까지 훤하게 보인다. 마을로 들어섰지만 가게가 보이지 않는다. 예약해 둔 용진호 선주에게 전화하니 가정집으로 이끈다. 강구항처럼 쭉 늘어선 찜통에서 대량의 대게를 쪄내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의외였다. 강구항에서는 영덕대게를 포함해 구룡포대게 울진대게 등 다양한 대게를 받아 쪄서 팔지만 차유마을에서는 선주들이 직접 잡은 영덕대게만을 판매하기 때문에 가게를 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단다.

   
이 마을에서는 가게 이름이 아니라 선박명이 널리 통용된다. '용진호 선주집(010-2712-1508)' 이런 식이다. 최근 사흘간 출조를 못 한 탓에 전날까지만 해도 대게를 못 먹나 했는데 마침 이날 배가 출항할 수 있어 운 좋게 영덕대게를 맛볼 수 있었다. 용진호 강상철(46) 선주는 "최고 품질의 대게를 믿고 먹을 수 있으며 선주가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넉넉한 인심에 놀랄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는 반찬을 내고 돈을 더 받는데 이 마을에서는 오로지 대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적북적한 가게가 아니라 가정집에서 가족끼리 또는 친구끼리 먹을 수 있어 편안함까지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덕대게 축제는 다음 달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영덕군 일대에서 펼쳐진다. 원조 영덕대게를 맛보려면 차유마을을 찾으면 되는데 대게 철에는 강구항 일대에 극심한 정체가 이뤄지니 강구항으로 들어서지 말고 7번 국도를 따라 축산항을 거쳐 차유마을로 가면 된다.

■해맞이공원과 풍력단지

   
# 겨울바다 블루로드 인생샷- 축산면 블루로드다리와 옆 모래톱에 밀려오는 파도, 죽도산과 전망대(축산등대)를 함께 찍으면 아름다운 풍경이 완성된다.
차유마을로 올라가는 길인 영덕읍 창포리에서 영덕해맞이공원을 만났다. 대게의 집게발을 형상화한 창포말등대가 있는 이 공원은 애초 청정해역과 울창한 해송림으로 둘러싸인 곳이었으나 1997년 2월 대형 산불로 폐허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4년간 창포말등대, 해안 산책로, 침목 계단, 수선화 단지 등을 조성하면서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아래 산책로로 내려가면 약속바위가 있다. 바위에 새끼손가락을 펼친 손 모양이 새겨져 있어 부부 또는 연인이 약속하면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해파랑길 구간 중 영덕 구간을 블루로드라 부르는데 블루로드 코스 중에서도 이곳이 바다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어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공원 옆 풍력발전단지에는 1650㎾급 풍력발전기 24기가 열심히 돌고 있다. 초속 3m 이상의 바람이 불면 돌고 25m 이상이면 자동으로 멈춘다고 한다. 높이 80m, 날개 한쪽 길이가 41m에 달해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에서는 '윙윙' 울려대는 소리에 오싹한 느낌도 든다. 풍력발전단지 주변으로 산책로가 멋지게 조성돼 있어 춥지 않은 날은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고 항공기 테마파크에는 퇴역한 전투기와 수송기 훈련기 등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영덕해맞이공원의 창포말등대. 대게 집게발을 표현했다.
다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대게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죽도산이 있는 축산항에 도착하게 된다. 죽도산에는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축산등대)에 올라 동해 풍경을 볼 수 있다. 죽도산 인근에는 총연장 139m의 보도 현수교인 블루로드다리가 있다. 블루로드다리 옆 모래톱에서 밀려오는 파도와 블루로드다리 죽도산 전망대 등을 나란히 놓고 사진을 찍으면 작품이 탄생한다.

■신돌석 장군 생가와 유적지

축산항에서 축산면사무소로 이동해 만나는 축산면 도곡리에서는 영덕 출신 의병장인 신돌석 장군의 생애를 엿볼 수 있다. 을사늑약 이후 의병을 일으켜 영덕 영양 울진 등지에서 일본군을 섬멸한 신돌석 장군의 생가(경북 기념물 제87호)와 유적지가 마련돼 있다. 7번 국도를 기준으로 왼쪽에 생가가 있고 오른쪽에 유적지가 있다. 생가에는 초가집 2채가 남아 있는데 앞쪽 초가집에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생가 앞에는 주차장이 널찍하게 마련돼 있다. 원래 생가는 장군의 부친인 신석주가 1850년께 초가로 건립했으나 1940년에 일본 관헌들이 독립 의지를 꺾기 위해 불태웠다고 한다. 1942년 기와집으로 다시 지었지만 1995년 8월 현재의 초가집으로 복원했다.

   
# 태백산 호랑이 기개를 이어받아- 축산면 신돌석장군유적지 내 사당에 모셔진 신돌석 장군 영정과 위패. 영정은 당시의 늠름했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신돌석 장군은 어떤 사람일까. 돌석은 어릴 때 부른 이름이고 본명은 태호라고 한다. 그런데 돌석이란 이름이 더 유명해서인지 주로 신돌석으로 불린다. 1878년에 태어난 그는 18세의 어린 나이에 중군장이 되어 2년8개월 동안 청하 영덕 영해 청송 울진 의성 영양 봉화 삼척 강릉 등지를 오르내리며 일본군과 수많은 전투를 벌였다. 일본군 사이에서는 '태백산 호랑이'로 불렸다. 1908년 12월 엄동설한을 앞두고 의병진을 일단 해산시킨 후 만주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자 계획하던 중 일제의 앞잡이에 의해 살해됐다. 1962년 3월 1일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고 1971년 국립묘지 유공자 묘역에 안장됐다. 약 5분을 이동하면 인근에 신돌석 장군 유적지가 있다. 1996년 사당(충의사) 1동, 동재와 서재 각 1동, 기념관 1동이 세워졌다. 사당에는 신돌석 장군이 호피를 입고 칼을 쥐고 있는 늠름한 사진이 걸려 있고 기념관에는 신돌석 장군의 생애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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