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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펑…1억 송이 봄꽃 터졌다

전남 순천 국가정원 봄꽃축제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7-04-19 19:25:4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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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정원박람회 열린 장소로 유명
- 동쪽 세계정원, 서쪽은 한국정원 입구

- 태국정원 커다란 코끼리·사원 눈길
- 네덜란드 정원은 풍차와 튤립 향연
- 석탑같은 누피러스 군락 포토존 인기

- 한국정원 지나 편백림·숲길 힐링공간
- 스카이큐브 타면 문학관까지 한번에

'순천은 도시가 아닙니다. 정원입니다'. 다음 달 7일까지 한 달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열리는 '일억송이 봄꽃축제'를 소개할까 고민하던 중 한 블로그에서 만난 문구다. 2015년 제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것을 두고 한 침대 광고에 빗댄 것으로 순천만국가정원의 공식 문구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머릿속은 제2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2014년을 떠올리고 있다. 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화려하게 핀 꽃을 보며 마음을 달랬던 그 시절을.
일억 송이 봄꽃 축제가 열리는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의 네덜란드 정원.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풍차와 튤립이 활짝 펴 눈길을 끈다. 축제는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진다.
이달 들어 국가정원은 4월의 꽃인 튤립을 필두로 일억 송이 봄꽃으로 전국의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해우소가 유명한 선암사, 요즘은 귀한 몸이 됐다는 짱뚱어와 90년 역사의 빵집인 화월당을 들르면 꽃을 보느라 허기진 몸과 마음을 채울 수 있으리니.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순천만IC에서 내리면 곧이어 순천만국가정원에 닿는다. 먼저 동문주차장과 서문주차장 중 어디로 갈지 정해야 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을 경계로 동문구역인 세계정원과 서문구역의 한국정원·습지센터로 나뉘어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한국정원·습지센터에 가까운 서문주차장을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축제의 주무대와 가까운 동문주차장을 추천한다.

■일억 송이 꽃의 향연

네덜란드 정원 옆 서울의 정원에 핀 석탑을 닮은 누피너스가 이국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동문으로 들어서자마자 형형색색의 튤립에 황홀해진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 관람 계획을 짜야 한다. 효율적인 관람을 위해서는 축제의 주무대인 동문구역을 중심으로 실내정원과 관람차가 있는 왼쪽부터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다. 관람차(성인 기준 3000원)를 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 바퀴를 다 타거나 중국정원에서 내려 둘러본 뒤 다시 탈 수도 있다.

관람차 타는 곳을 지나면 태국정원으로부터 세계정원이 시작된다. 태국을 상징하는 사원과 실제 크기에 맞춘 코끼리가 눈에 띈다. 이어 젊은 연인이 함께 걸으면 부부의 연을 맺고, 부부가 함께 걸으면 백년해로한다는 능수매길이 나온다. 몸을 배배 꼬고 있는 매화나무는 이미 꽃잎을 떨궜지만 연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일본정원은 사가 현의 유명한 세후리 산과 아리아케 연못, 일본의 전통 문인 나가야 문을 재연했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콤팩트한 일본 특유의 정원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영국 이탈리아 터키 스페인 정원을 지나면 비오톱습지에 샛노란 유채꽃이 펼쳐진다. 아직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을 보면 왠지 모를 상념에 젖는다. 친구 또는 연인이 많이 찾는다. 하지만 관람차로는 보이지 않아 들르지 못하는 이가 많다고 한다.

국가정원 입구에 활짝 핀 주황색 튤립.
발길은 자연스레 네덜란드 정원으로 옮겨진다. 유럽의 정원이자 꽃밭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 정원에는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풍차와 튤립이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유럽에서도 네덜란드에 꽃이 피어야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는데 이에 따라 순천시도 순천만국가정원에 찾아오는 모든 이에게 생태수도 순천의 봄을 알리는 마음으로 네덜란드 정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앞서 정적이 흘렀던 정원과는 달리 활기가 넘친다. 관람객도 많고 화려한 튤립이 서로 자신을 찍어달라고 외치니 정신이 없다. 네덜란드 정원에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히딩크 감독이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심었다는 호두나무인 '히딩크의 희망나무'도 있다고 하니 튤립을 구경하며 찾아보자.

오른쪽으로 살짝 틀면 참여정원 중 서울의 정원이 있는데 심상찮게 생긴 꽃이 발길을 잡는다. 석탑처럼 생긴 누피너스라는 꽃으로 다른 꽃보다 훌쩍 키가 큰 데다 흰색 노란색 분홍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상을 하고 있어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어 만난 꾸루꾸미원 '순천만 탄생의 하모니'에서는 두루미와 알을 다양한 꽃과 함께 배치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인근에 튤립도 피어 있다. 많은 이가 봉화언덕의 달팽이길을 통해 언덕에 올라 순천만국가정원의 모습을 보지만 워낙 넓어 다 보이진 않는다. 높은 전망대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호젓한 사색의 공간

코끼리와 사원, 야자수가 있는 태국 정원 모습.
꿈의다리를 건너 서문구역의 한국정원·습지센터로 곧장 나아가면 한국정원이 나타난다. 우리의 옛 정원을 상상하며 설계한 정원으로 고급스러운 궁궐의 정원, 서정적인 군자의 정원, 시민들과 함께했던 소통의 정원으로 분류된다. 뒤안길로 올라가면 편백림과 숲길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호젓하고 편안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에코지오탑까지 생각쉼터 늘푸른정원 남도숲길 가을숲길 편백숲 등 다양한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다소 높이가 있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방문객들도 정원 공간 전체를 여유 있게 둘러보며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꿈의다리를 지나 왼쪽에는 스카이 큐브(성인 왕복 기준 8000원)가 눈에 띈다. 고가다리 위에서 이동하는 스카이 규브는 순천만습지까지 왕복하는 열차로 습지 내 순천문학관까지 이동한다. 국가정원 입장료에 순천만습지 요금까지 포함돼 있다. 일부에서는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입장료를 분리해야 한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습지를 들르지 않는 사람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부당할 수도 있다. 기자도 이미 순천만습지를 여러 차례 다녀온 적이 있어 이번에는 둘러보지 않았는데 습지 요금까지 냈다고 생각하니 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국가정원에 걸맞게 관람객이 즐거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

5월 어린이날 주간이 되면 플라워 퍼레이드쇼와 연계한 동화·만화 속 주인공 코스프레 체험, 어린이 야외 북카페 운영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벌써 한국정원 옆 철쭉정원에서는 움이 트고 있어 조만간 철쭉을 볼 수 있을 듯하다.


# 주변 가볼 만한 곳

- 고찰 선암사 승선교 고즈넉
- 3대째 이어온 빵집 화월당도

문도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 순천 선암사 해우소(위)와 화월당의 볼카스테라와 찹쌀떡.
순천을 대표하는 사찰인 선암사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40여 곳의 전각이 자리하고 있지만 대사찰이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터를 잡고 있다. 주차장에서 5분여를 오르면 계곡의 바위와 조화를 이루는 아치형의 다리가 있는데 바로 30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승선교다. 보물도 있다. 제1311호인 대웅전과 제395호인 대웅전 앞 2기의 삼층석탑이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대웅전 오른쪽에 있는 400년 역사의 해우소인 '뒤깐'이다. 인분에 낙엽을 뿌려 발효시킨 탓에 냄새도 나지 않고 칸칸에는 문도 없다. 남녀 구분만 있을 뿐이다. 해우소인지 모를 정도로 깔끔해 스님들의 수양공간인가 착각할 정도다.

순천에도 군산의 이성당에 버금가는 빵집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바로 화월당(061-752-2016)이다. 화월당은 90년 전통에 3대째 이어져 오는 빵집으로 다양한 종류의 빵을 갖춘 여느 가게와는 달리 볼카스테라와 찹쌀떡 두 종류만 판다. 또한, 매장에 빵을 전시하지도 않는다. 예약하지 않으면 당일 빵을 구입하지 못할 정도라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볼카스테라와 찹쌀떡 모두 외피는 얇고 팥앙꼬는 듬직하다. 볼카스테라는 특이한 모양에, 찹쌀떡은 부드러운 맛에 반한다.

순천의 또 다른 먹거리인 짱뚱어탕을 먹으려면 순천만습지 인근에 있는 순천만가든(061-741-4489)을 추천한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반찬은 15가지가 나오며 친절해 부담이 없다.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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