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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해안선 따라 이어진 평지…너란 섬 자전거 타기 딱 좋구나

일본 후쿠오카 시카노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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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막은 한 번, 그래서 더 좋은 코스
- 농민이 발견했다는 금인공원 지나
- 원나라 병사 원혼 달랜 몽고총 보고
- 해녀가 잡은 큰 소라 구워먹으니
- 맥주만 마셔도 더 바랄 게 없을 정도
- 화려함 담은 ‘굉장히 좋은 해물덮밥’등
- 즐길 거리 많으니 더 머물고 싶어

기자에게 일본 후쿠오카에 대한 기억은 포장마차 촌인 나카스, 후쿠오카 포트타워, 쇼핑가인 캐널시티가 전부다. 취향 탓도 있겠지만 확 끌리는 곳이 많지 않아 출장 또는 여행 땐 유후인, 고베, 빅버거로 유명한 사세보 등을 꼭 끼우곤 했다. 하지만 후쿠오카 북쪽 시카노시마를 만나면서 후쿠오카에 대한 기억 자체에 변화가 생겼다. 일단 자전거로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고, 그리 힘들지 않은 코스라서 더욱 끌린다. 게다가 볼거리 먹거리도 많아 시카노시마와 바로 옆 우미노 나카미치에서만 꼬박 이틀을 머물 수 있을 정도다. 벌써 후쿠오카에서만 3박4일을 머무르는 코스를 짜 다시 찾고 싶어진다.
후쿠오카 북쪽에 있는 시카노시마에서 일행이 자전거로 10㎞에 이르는 섬 외곽을 일주하고 있다. 금인공원, 몽고총, 상점 ‘히로’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곳곳에 있다.
■ 자전거로 즐기는 시카노시마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일본 후쿠오카행 비틀에 올라탄다. 1박2일 일정의 짧은 여행이지만 역시 설렌다. 3시간 만에 후쿠오카항에 도착해 다시 시영도선에 올라 목적지인 시카노시마로 향한다. 봄에는 벚꽃과 유채꽃, 가을에는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는 섬인 노코노시마를 왼쪽으로 스쳐 보내니 어느새 우미노 나카미치의 사이토자키 선착장이다. 일부 손님을 내린 배는 다시 시카노시마 선착장으로 떠난다.

시카노시마 선착장에서 하선해 인근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인 ‘시카시마 사이클’에서 자전거 투어를 시작한다. 마을을 벗어나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데 금인공원이 눈에 띈다. 1784년 시카노시마의 농민인 진베가 한위노국왕이라 새겨진 금인을 발견한 곳에 세운 공원으로 입구에는 ‘한위노국왕의 금인이 빛을 발한 곳’이라고 적힌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버스를 개조해 ‘마마도그’라는 핫도그를 파는 가게를 지나자 몽고총이 나타난다. 몽고총은 1274년 일본을 침략했다가 포로로 잡힌 뒤 참수된 200여 명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섬 주민들이 공양을 한 곳이다.

코스 내의 상점 ‘히로’에서 산 구운 소라.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다.
곧이어 ‘히로’라는 상점을 만난다. 각종 기념품 사이에서 소라(사자에)가 눈에 확 띈다. 소쿠리에 담긴 5, 6개의 소라는 해녀(아마상)인 가게 주인이 깊은 바다에서 물질해 잡은 것으로 일반 소라보다 컸다. 1000엔에 살 수 있지만 구워 주면 추가로 200엔을 내야 한다. 서비스로 내준 간을 한 미역(와카메)으로 입맛을 돋우고 있으니 구운 소라가 먹음직한 자태로 등장한다. 입에 넣으니 간장으로 간을 했는지 짭조름한 것이 일품이다. 자전거고 뭐고 소라에 맥주만 마셔도 시카노시마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다.

시카노시마 내 사찰인 ‘쇼곤지’에서 참선 체험을 하는 일행.죽비를 맞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진다. 쉽게 그칠 기미가 없다. 우비를 챙겨 입고 비를 쫄딱 맞으면서도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딱 한 번 나오는 오르막은 기어 조작으로 무난히 올라선다. 절반쯤 돌았을 무렵 가츠마 해수욕장을 만난다. 자전거를 반납하기 전 사찰 쇼곤지에서 참선체험을 한다. 죽비를 맞는 것도 추억이 되겠지 생각하는 순간 일행 중 한 명이 먼저 죽비를 청한다. 스님이 그의 양어깨를 죽비로 내려치는데 어찌나 소리가 큰지 피하고 싶은 마음을 겨우 다잡고 죽비를 맞는다. 요란한 소리에 비해 아픔은 덜하고 기분은 상쾌하다.

■ 맛으로 즐기는 후쿠오카

시카노시마의 해산물 레스토랑 ‘유’의 대표 메뉴 기와미 카이센동(해물덮밥).
시카노시마에도 꽤 많은 식당이 있다. 커리점인 메간 커리, 해산물 레스토랑 ‘유’ 등 10곳에 달한다. 시영도선 왕복권을 끊으면 500엔 쿠폰을 제공하는데 자전거 대여점이나 식당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해산물 레스토랑 유에서 대표 메뉴인 기와미 카이센동(굉장히 좋은 해물덮밥이라는 뜻)을 주문한다. 밥 위에 신선한 회를 얹고 그 위에 연어알과 찐 게의 앞다리 등이 올라와 있는데 눈으로 봐도 화려하다. 튀김덮밥(1200엔), 오코노미고젠(회 정식·1800엔), 가게 이름을 딴 정식인 유우코젠(3000엔)도 인기 있는 메뉴인데 가격은 만만치 않다.

루이간즈 스파&리조트에서 맛본 ‘미즈타케’는 후쿠오카 명물로 닭백숙과 비슷하다. 양념 된 편육 등 전채를 먹고 나면 샤브샤브처럼 육수가 든 냄비가 등장한다. 닭 뼈를 곤 육수를 맛본 뒤 잘 익은 닭고기를 건져 먹으면 반을 자른 대나무 통에서 닭고기 완자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육수에 넣어준다. 마무리로 죽 또는 면을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걸로 배가 찰까 싶었는데 맥주를 곁들이니 금방 포만감에 젖는다. 부드럽게 부서지는 완자의 식감이 꽤 끌린다.

후쿠오카 시내 톈진에는 가성비 좋은 스시집인 효탄스시가 있다. 솔라리스 건물 주변 2층에 자리 잡은 본점을 찾았다. 점심때는 예약이 안 돼 줄을 서야 하는데 긴 줄이 1층까지 이어져 있다. 스시 8개짜리 세트인 효탄정식은 1000엔(세금 8% 별도), 스시 10개짜리 잔보정식은 900엔(〃)으로 입맛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된다. 스시 10개를 1만 원가량에 먹을 수 있는 곳이 일본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다만 스시는 8~10개인데 스시를 담은 쟁반이 너무 커서 어울리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데도 줄은 여전히 그대로다.


# 사계절 꽃이 피는 해양공원, 10㎞ 하이킹 코스로도 좋아

인포메이션센터 후쿠오카를 찾은 조진희(25·부산 금정구) 씨가 기모노 체험(무료)을 하고 있다.
이번 일정 중 가장 아쉬운 것은 국립 우미노나카미치 해양공원에 들르지 못한 것이다. 광대한 면적(450㏊)의 해양공원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보전한 곳으로 1년 내내 사계절의 꽃을 즐길 수 있어 후쿠오카에서도 알아주는 관광지다. 1975년부터 30년간 공을 들여 조성한 이곳은 워낙 넓어 각종 시설 사이를 2층 버스가 운행할 정도다. 공원 내에도 약 10㎞의 사이클 전용 코스가 있어 하이킹을 즐길 수도 있다.

시간이 넉넉하고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탄다면 우미노 나카미치 선착장 주변에 있는 미나토 사이클 스테이션에서 자전거를 빌려 우미노 나카미치에서부터 사이토자키 선착장~해산물 레스토랑 유~시카노시마 선착장~오르막 코스인 시오미 공원 전망대를 지나 돌아오는 24㎞ 코스를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시카노시마만 일주하면 1시간이면 충분해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코스가 길더라도 구운 소라를 먹는 즐거움은 절대 놓치지 않길 바란다.

하나 더 보탠다면 숙소였던 루이간즈 스파&리조트를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이다. 날씨가 흐려 경치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우미노 나카미치 해양공원까지 도보로 15분, 마린월드까지 도보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고 건물 뒤로는 해수욕장이 있어 편리하다. 여름에는 리조트 수영장에서도 즐길 수 있다. 다만 후쿠오카 시내와는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해양공원 마린월드 시카노시마 여행객에게 추천한다.

후쿠오카 여행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면 톈진에 있는 규슈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센터 후쿠오카를 방문하는 것도 좋다. 한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이 있으며 각종 티켓 예약 등을 지원해 준다. 후쿠오카성을 배경으로 기모노를 빌려 입고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후쿠오카=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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